
역대급 실적을 경신해 오던 보험업계가 올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금리 인하에 손해율 악화 등 악재가 겹치며 대부분 대형 보험사에서 당기순이익이 하락했다.
전자신문이 대형 생명보험사 3개사(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와 대형 손해보험사 5곳(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1분기 공시를 취합한 결과, 삼성생명과 KB손해보험을 제외한 모든 회사에서 당기순이익(별도 기준)이 감소했다.
대형 생보사 중에선 1분기 삼성생명 당기순익이 7037억원으로 전년 동기(6513억원) 대비 500억원가량 증가했다. 반면 교보생명(3386→3153억원)과 한화생명(1755→1220억원)에선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국내외 변동성이 확대로 투자손익과 처분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양사 모두 본업인 보험에서 손익은 증가했으나 투자손익이 각각 교보생명 556억원, 494억원씩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대형 손보사에선 KB손해보험 순이익이 3198억원으로 전년 1분기(2959억원)보다 약 200억원 증가했다. 이외 삼성화재(6839→5556억원), DB손해보험(5884→4470억원), 현대해상(4773→2032억원), 메리츠화재(4909→4625억원)는 모두 실적이 악화됐다.

호실적을 이어왔던 보험업계가 올해 부침을 겪는 이유로는 생보업계는 시장금리 하락, 손보업권은 손해율 악화가 꼽힌다. 고금리 상황에서 보험사는 소비자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를 채권투자 등 방식으로 운용해 높은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시장금리가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실제 이달 기준 국고채 10년물 최종호가수익률은 2.7%대를 기록하고 있어, 전년 동기(3.4%대)보다 0.7%p 하락한 상태다.
더욱이 올해는 화재 및 폭설과 한파 등 이상 기후 영향으로 자동차, 화재사고가 늘었다. 1분기에는 독감 등 질병까지 유행하면서 장기보험 손해율이 상승했다.
2분기엔 실적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손해보험업권은 대형 산불로 인해 보험금 지급액이 늘어날 전망이며, 지난 4월부터는 이미 적자지만 상생금융 차원에서 인하한 자동차보험 보험료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2분기에는 보험금 지급 증가로 본업인 보험에서 손익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투자손익 방어도 녹록지 않기에, 정교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