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화재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방위로 도입하며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가 보험업계 전반에 걸쳐 업무 효율화와 고객 만족도 제고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삼성화재는 이를 선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장기보험 상병심사 시스템 '장기U'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3월 이 시스템으로 특허를 획득 했다.
'장기U' 시스템은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피보험자 질병을 고려해 보험사가 인수할 수 있는 최적 담보를 빠른 시간 내에 찾아준다. 고객이 고지한 내용과 보험금 청구 이력을 살펴 AI가 스스로 심사하고, 승인 여부를 알려주는 것이다.
건강보험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서 고객은 기존 병력을 보험사에 알려야 하며, 보험사는 고객 병력을 확인해 청약 심사를 거친다.
삼성화재 '장기U'는 고객이 보험금 청구 이력이 있더라도 AI를 통해 자동 심사가 가능하다. 이로 인해 삼성화재 건강보험에 가입하려는 고객들은 보험금 청구 이력과 무관하게 빠른 심사 과정을 거쳐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다.
2021년 최초 출시 당시 일부 상품에 적용되었던 '장기U'는 지속적 학습을 통해 현재는 전 상품으로 확대 적용되었다. '21년 71%인 '장기U'의 심사 승인율은 2025년 현재 90% 수준에 달한다.
또한 단순히 청약 가능 여부를 판단 하는 것에서 발전해 인수 가능한 담보를 판단하여 피보험자에 따라 할증이나 부담보와 같은 조건부 처리도 가능하다.
'장기U' 가장 큰 장점은 심사량이 증가하더라도, 고객에게 신속한 심사 결과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실제 2024년도 심사량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하였으나 '장기U'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으로 심사 소요시간은 동일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장기U는 이제 보험 심사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경쟁력 있는 심사 처리 속도를 갖췄다”라며 “향후에는 고객별 맞춤형 심사를 통한 초 개인화된 보험 시대를 열 것”라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이 밖에도 업무와 상품 전반에 걸쳐 AI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보험 사기 탐지 시스템(FDS, Fraud Detection System)를 강화한 것이 한 예다. 머신러닝 기반 알고리즘이 수상한 보험 청구 패턴을 자동으로 탐지해, 실제 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사례를 사전에 선별한다. 이 시스템은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율을 줄이는 동시에, 고객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AI 챗봇 서비스도 고객 응대에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삼성화재는 고객센터에 보헙업계 최초로 '챗봇 애니(AI Annie)'를 도입해 24시간 상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단순 문의는 물론 계약 조회, 보험료 납입 안내, 사고 접수 등까지 가능해 고객 만족도 향상과 동시에 인건비 절감 효과도 거두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화재는 AI를 활용한 언더라이팅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해 인수 심사 정확도와 속도를 끌어올렸다. 과거에는 사람이 일일이 심사하던 과정을 데이터 기반 분석과 알고리즘으로 간소화함으로써, 보다 빠르고 공정한 계약 인수가 가능해졌다.
상품 개발에도 AI가 적극 활용되고 있다. 예컨대 라이프스타일 분석을 통한 맞춤형 보험 설계가 그것이다. 고객의 소비 패턴과 건강 데이터, 이동 경로 등을 AI가 분석해 최적 보험 상품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이는 고객 개개인이 노출된 위험에 최적화 한 보험을 제공함으로써 기존 상품보다 더 높은 만족도를 끌어내고 있다.
삼성화재는 앞으로도 AI 기술을 전사적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사내 보고서 작성, 민원 처리 자동화, 영업직원 업무지원 시스템 등 다양한 영역에 AI 도입이 시도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람은 전략에 집중하고, 반복 업무는 AI가 담당하는 구조'를 확립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