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제조 경쟁력 강화, IT 접목에 사활

대형 바이오 기업들이 대대적인 생산설비 확대에 나선 가운데, 제조 경쟁력 확보 수단으로 첨단 IT 도입에 총력을 기울인다. 자동화 기반 스마트팩토리575를 넘어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가상현실409(VR409)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해 생산 효율성 극대화를 꾀하는 게 핵심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머크,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은 국내에 생산시설을 증설하면서 IT를 접목한 새로운 스마트팩토리 모델을 구현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한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에 첨단 자동화 플랜트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원자재 이동과 투입 공정에 자동화 물류시스템을 구축이 대표적이다. 기존에 사람이 직접하던 작업을 협동로봇과 자율이동로봇(AMR), 자동화 창고 등으로 대체해 원자재 이동부터 생산설비 투입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한다. 이외에도 배양 등 핵심 영역 모니터링과 자동화,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해 AI 등 첨단기술 접목을 검토 중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국내 송도 바이오 플랜트 조감도
롯데바이오로직스 국내 송도 바이오 플랜트 조감도

머크 역시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약 4700억원을 투입한 대전 바이오프로세싱 생산센터를 최첨단 친환경 공장으로 짓기 위한 다양한 기술 적용을 검토 중이다. 이 공장은 '건조 분말 세포 배양 배지(DPM)'와 '공정 액체(PL)' 등 핵심 원부자재를 생산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거점이다.

머크는 '완전히 연결된, 종이 없는 제조환경' 구현을 목표로, 자동보관 및 검색 시스템(ASRS), 무인 운반차(AGV), 로봇 팔레타이저 등 첨단 자동화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 VR를 활용해 새 공장에 몰입형 엔지니어링 기술을 적용, 정밀 설계를 실현하는 동시에 작업자 교육에도 VR를 적용함으로써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공정 경험을 쌓게 한다.

아울러 2040년까지 기후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머크의 글로벌 목표에 따라 태양광 발전 패널, 고효율 모터, 냉난방 공조(HVAC) 시스템 최적화, 천연가스에서 100% 전력으로 완전한 전환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안동 L하우스 증설 과정에서 IT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이다. 대표적으로 '배치 히스토리언'이라는 서버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배치 컨트롤 시스템으로, ISA641-88 국제표준에 맞춰 개발됐다. 정해진 순서와 조건(레시피)에 따라 공정 단계를 자동으로 실행하고, 최적의 품질을 기록한 생산 공정 데이터와 비교해 현재 진행 조건을 수시로 조정해 최적의 품질 유지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 전경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 전경

최근 국내 바이오 업계가 글로벌 진출을 확대함에 따라 생산거점 확대 경쟁에도 불붙고 있다. 한정된 자원으로 최고 효율의 생산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단순히 자동화를 넘어 첨단 IT를 활용한 '제조 혁신'이 필요하다.

앞서 세계 최대 수준의 생산시설을 확보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지난달 가동에 들어간 5공장에 자동화 솔루션은 물론 디지털트윈과 AI 등 첨단 IT를 대거 접목한 이유도 이와 같다. 특히 디지털트윈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통한 세포배양 결과 예측과 발생 가능한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주요 바이오 기업 생산시설 적용 기술
주요 바이오 기업 생산시설 적용 기술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제조 시설도 데이터에 기반한 정밀 제조가 중요해지고, 비용 절감 이슈가 커지면서 AI 등 IT 도입이 필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