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정부가 구글,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디지털세 부과를 고려 중이다.
볼프람 바이머 독일 문화장관은 29일(현지시간) 주간지 슈테른 인터뷰에서 “대기업들이 높은 마진율로 독일에서 수십억 유로의 수익을 올리고 우리나라 미디어와 문화적 성취, 인프라의 큰 혜택을 받고 있다”며 “독일은 플랫폼 특별부과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독일 내에서 수십억 유로의 이익을 올리면서도 조세회피처를 활용해 세금을 최소화하고, 자국 사회와 인프라에 충분히 기여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바이머 장관은 “대형 플랫폼들이 교묘하게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며 “독일은 미국 기술 인프라에 의존하는 우려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독일 집권 정당들은 2025년 초부터 디지털세 도입에 합의한 상태다. 바이머 2020년 도입된 오스트리아 디지털세가 최종 소비자에게 유의미한 가격 변동을 가져오지 않았다며 10%의 세율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세율로는 오스트리아 사례를 참고해 10% 수준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오스트리아는 전 세계 매출 7억5000만 유로(약 1조1700억원), 자국 내 매출 2500만 유로(약 390억원) 이상인 기업에 대해 온라인 광고 매출의 5%를 디지털세로 부과하고 있다.
이번 독일의 움직임은 이미 디지털세를 시행 중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과의 정책 공조 흐름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EU 차원에서도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실패할 경우 미국 기업에 추가 세금 부과를 경고한 바 있다.
한편 미국은 유럽 국가들의 디지털세 도입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의 디지털세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며 “불공정 무역 관행”이라고 비판해왔다. 그는 올해 2월에도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프랑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페인, 튀르키예, 영국 등 6개국의 디지털세에 대해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개시 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