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아시아 농업기술 협력 중심국 부상…AFACI 17개국 확대

지난 달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열린 '한-아시아 농식품 기술협력 협의체(AFACI)'에 타지키스탄과 파키스탄이 새로 가입하고 협약식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농촌진흥청)
지난 달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열린 '한-아시아 농식품 기술협력 협의체(AFACI)'에 타지키스탄과 파키스탄이 새로 가입하고 협약식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농촌진흥청)

한국이 주도하는 농업기술 협력체계가 아시아 17개국으로 확장됐다. 실증과 교육을 통해 정책 반영과 산업 연계로까지 이어지는 '기술 외교'의 대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아시아 15개국이 참여하던 '한-아시아 농식품 기술협력 협의체(AFACI)'에 타지키스탄과 파키스탄이 새로 가입했다고 2일 밝혔다. 총 17개국이 참여하는 체계로 확장된 것은 2009년 출범 이후 처음이다.

AFACI는 병해충 대응, 품종 개발, 작물 재배 기술 등 아시아 농업의 공통 현안을 함께 해결하기 위한 다자 기술협력 플랫폼이다. 한국은 이 체계를 주도하며 현장 밀착형 기술을 공유하고 각국과 공동 연구를 이어왔다.

협력국이 늘어나면서 한국 농업기술의 실증 무대도 함께 확대됐다. 기후와 재배 조건이 다른 다양한 국가에서 기술이 적용되며 K농업의 보편성과 신뢰도가 함께 검증되고 있다. 일부 협력국은 이 기술을 자국의 정책이나 기술 교육 체계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AFACI를 통해 추진된 공동 과제는 26개에 이른다. 280명 이상의 현지 전문가와 농업인이 교육을 수료해 자국 농업 생산성과 농가 소득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협력국이 늘어날수록 기술 확산과 인력 양성의 파급력은 더 커진다.

국내 농산업계에도 기회가 열리고 있다. K농업 기술이 아시아 농업 현장에 정착하면 관련 기자재·스마트농기계·데이터 기반 농업 솔루션 등 한국 농산업의 해외 진출 기반도 함께 마련된다. 개별 국가 단위 지원을 넘은 다자 연계 협력은 ODA(공적개발원조) 효과도 높인다.

이번 협력 확대는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네팔 카트만두에서 열린 제7차 AFACI 총회를 통해 공식화됐다. 총회에서 농촌진흥청은 타지키스탄·파키스탄과 가입 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기술협력 로드맵을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총회 개회식은 크리시나 팀시나 네팔 농업연구위원회(NARC) 청장이 선언했으며 람 나쓰 아디카리 네팔 농업부 장관은 “기후위기와 식량불안을 해결하려면 아시아 국가 간 기술 공유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국 측에서는 강성호 주네팔 대사대리와 공무헌 코이카 네팔사무소장이 참석했다.

차기 의장국은 인도네시아, 부의장국은 몽골로 선출됐다. 제8차 총회는 2028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예정이다. 본회의에서는 네팔 내 AFACI 사업 성과와 지속 가능한 농업기술 협력 방안이 발표됐고 향후 공동 과제 발굴과 조직 운영 방향도 논의됐다.

서효원 농촌진흥청 차장은 “AFACI는 아시아 농업의 공동 과제를 해결하는 기술 협력의 장”이라며 “회원국과의 긴밀한 연대로 지속가능한 농업과 식량안보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