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모듈러 주택 'AI 홈·친환경'으로 미래 성장성↑](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6/08/news-g.v1.20250608.2b6a327ab235446eade9aa87a38441da_P1.jpg)
건축 분야에서 주택과 빌딩 등 새로운 공급 방식으로 부상한 모듈러 건축의 성장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건설사는 물론이고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기업간거래(B2B) 성장 분야로 모듈러 건축을 낙점할 정도다. 가전 기업이 주택 시장을 주목한 것이다.
모듈러 건축은 건축 현장이 아닌 공장에서 주요 부재(部材) 70% 이상을 사전 제작해 현장으로 운반 후 조립·설치하는 OSC(오프-사이트 건축) 공법의 한 종류다. 공장에서 벽체, 지붕, 전기, 실내 마감까지 마친 이후 현장에 설치하는 방식이다. 단층부터 20층 이상 초고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다.
모듈러 건축은 시공 기간을 일반 현장 시공 대비 최대 절반까지 단축할 수 있다. 또, 공장에서 제작이 가능해 품질 관리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며, 현장 공정을 줄일 수 있어 건설 폐기물이나 소음 등 환경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모듈러 건축 후발주자로 평가받는다. 정부는 모듈러 주택이 안전사고, 높은 건설비 부담, 전문인력 부족 등 건설산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보고 관련 기술개발과 보급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모듈러 건축 본격화
모듈러 주택은 가전 기업이 주택에 인공지능(AI) 가전과 솔루션을 장착, 'AI 홈' 구현 이점을 명확히 제공하는 게 용이하다.
특히 AI 기반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냉난방·환기 상태 등을 적절히 제어해 친환경성을 극대화하는 것은 모듈러 주택 본연의 친환경 측면에도 부합한다.

삼성전자는 2월 국내 최대 모듈러 건축물 제작사 유창이앤씨와 AI 스마트 모듈러 건축 상품 개발에 협력키로 했다. 모듈러 건축물이 주택 뿐만 아니라 사무실 등 상업용 건물과 다중주거시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만큼 삼성전자 고유의 'AI 홈' 경험을 확장해나갈 방침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에너지를 집에서 생산·사용해 탄소배출 제로를 구현하는 넷 제로 홈으로 모듈러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에는 국내를 넘어 해외 모듈러 건축물 기업과 협업했다.
독일의 모듈러 주택 기업 홈 원(Home One)과 독일 전역, 유럽 일부 지역 대상으로 스마트싱스 플랫폼 기반의 스마트 모듈러 주택을 공급키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독일 홈 원의 사례처럼 글로벌 모듈러 주택 사업자와 협업 확대를 목표하고 있다”며 “유럽은 친환경 수요가 높은 지역인 만큼 넷 제로 홈으로 차별화한 삼성전자의 협력 모델이 강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3년 9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에서 1인 가구 콘셉트의 '타이니 하우스'로 친환경 미래형 주거형태인 '넷 제로 홈' 콘셉트를 선보였다.
타이니 하우스는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싱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삼성전자 TV와 가전, 갤럭시 기기뿐만 아니라 히트펌프, 한화큐셀의 태양광 패널, SMA 솔라테크놀로지의 가정용 태양광 인버터와 배터리, ABB의 스마트미터와 스위치, 필립스 휴의 스마트 전구 등을 적용했다.
태양광 패널과 가정용 배터리로 집에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가전과 전기차 충전기 등에 필요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LG전자는 직접 완성 형태의 소형 모듈러 주택인 'LG 스마트 코티지'를 지난해 10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가장 최적화한 스마트 모듈러 주택을 구현하기 위해 스마트 코티지에 LG전자의 AI 가전과 솔루션을 적용했다.
LG 스마트코티지는 도시 근교나 지방에 세컨드 하우스를 손쉽게 구축할 수 있는 모듈러 주택이다. 모듈 구조체와 창호, 배선, 욕실, 주방기구 등 자재의 70% 이상을 미리 제작한 뒤 배송한다. 기존 철근 콘크리트 공법 대비 공사기간을 최대 50% 이상 단축할 수 있다.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LG전자의 고효율 AI 가전과 히트펌프 냉난방공조 시스템을 기본 옵션으로 갖췄다. 지붕 부착 태양광 패널을 옵션을 장착하면 필요한 에너지의 상당량을 자체 생산한다.
LG 스마트코티지의 첫 고객사는 SM엔터테인먼트다.
SM엔터는 강원도 연수원에 LG 스마트코티지 '모노' 모델 2동과 '듀오' 모델 1동을 설치했다. LG전자는 기업과 단체 대상으로 B2B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개인용 세컨드하우스는 물론 워크숍, 문화공간, 연수원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모듈러 건축의 미래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모듈러 건축 자재 재활용률은 약 90%에 달하고 폐기율은 약 5%에 불과하다. 국내 폐기물 발생량의 약 46%가 건설 폐기물인 것을 감안하면 친환경 미래 건축의 핵심 기능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인구 집중, 가구 분화에 따른 세대수 증가 등으로 주택 공급난이 심화하는 문제를 모듈러 건축으로 일부 해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규모 택지 개발, 재건축, 재개발 등 기존 방식의 개발이 최소 5년 이후 효과를 발휘하는 형태인 만큼 변화한 주택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기술 개발이 지속되면서 모듈러 건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나 우려도 상당히 해소됐다.
LH는 2027년까지 세종시에 450가구 규모 모듈러 공공임대주택을 지을 계획이다. 4월에는 국내 최고층인 22층 높이의 '의왕초평 A-4블록' 모듈러 견본주택을 완성하고 전문가 대상 품평회를 열기도 했다.
정부는 산업 현장에 모듈러 방식이 빠르게 정착하도록 지난해 1000호였던 공공임대 모듈러주택 발주 물량을 올해 2000호로 확대했다. 2026년부터 2029년까지 연간 3000호까지 발주를 늘릴 방침이다. 또, 에너지 절감소재와 모듈러 공법을 동시에 적용하면 각 10%씩 총 20% 융자 혜택을 제공하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