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박물관이나 열병식에서나 볼 수 있었던 북한제 구형 무기들을 실전 배치하고 있다고 북한 전문매체 NK뉴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 제76근위공중강습사단은 최근 쿠르스크 전선에 투입되면서 북한 특수작전군으로부터 공급받은 60㎜ 박격포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 무기의 사진이 러시아 군사전문 블로그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60㎜ 박격포 외에도 북한군은 AK-12 소총, 기관총, 저격용 소총, 대전차 유도미사일, 대전차 유탄발사기 등을 러시아 측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전문가 요스트 올리만스는 NK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러시아 병사들은 60㎜ 박격포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비효율적이라는 반응을 보였으며, 대신 자동 유탄발사기 등은 “편리하고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북한의 140㎜ 자주포 역시 러시아군에 의해 사용되고 있는 정황이 블로거들의 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이 자주포는 최대 사거리 8㎞, 분당 발사속도 10~12발로 알려졌으며, 230㎏에 달하는 무게를 갖고 있다. 올리만스는 “140㎜ 포를 운용하는 국가는 북한이 유일하며, 이 무기는 과거 조선인민군 박물관 외에는 목격된 사례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서방 군사전문매체 디펜스 블로그는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전까지 세계적인 무기 수출국이었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북한, 이란 등지로부터 무기를 수입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제재로 인해 방위산업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러시아의 외국산 무기 의존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수백 대의 170㎜ 곡산 곡사포와 240㎜ 다연장로켓포를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소련제 무기에 호환되는 수백만 발의 탄약도 함께 수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전선에서는 북한제 107㎜ 75식 다연장로켓포(MLRS)의 사용 정황도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북한제 무기까지 실전 배치하는 현상에 대해, 국제 제재로 인한 군수물자 부족과 러시아 방위산업의 생산력 저하가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