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커머스 테무가 국내 사업 확장을 위해 본격적인 식품 브랜드 공략에 나섰다. 하반기 식품 카테고리를 정식 론칭해 상품 구색을 늘리고 소비자 신뢰를 제고하겠다는 의도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식품은 최근 테무와 입점 협의를 마치고 향후 판매할 품목 등록을 마쳤다. 주력 상품인 베지밀 두유 제품을 중심으로 등록한 상태다. 납품 단가 등을 최종 협의하는 대로 공식 판매를 개시할 전망이다.
농협홍삼도 최근 테무에 판매자 가입을 마치고 상품 판매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농협홍삼은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한삼인'을 운영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테무 측으로부터 입점 제안서를 받고 검토에 착수한 상황이다. 테무는 지난 2월 국내 직진출을 선언한 이후 국내 주요 식품사에 입점 제안서를 발송했다. CJ제일제당, 농심 등 주요 식품 대기업이 모두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주요 식품사 중에서 테무 입점을 확정 지은 곳은 없다. 납품 단가 협의가 끝나는 하반기부터는 입점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성 e커머스 채널보다 우수한 조건을 제시한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업계 분위기다.
최근 테무 판매자 리스트에는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가 늘어나는 추세다. '풀무원샘물 공식 인증 스토어', '깨끗한나라 공식 대리점', '켈로그 공식 대리점'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LG전자 공식 대리점도 판매자 가입을 마쳤다. 모두 본사가 아닌 대리점·총판이 입점한 경우지만 플랫폼 내에서 해당 브랜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는 의미와 같다. CJ제일제당도 한 때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지만 테무 측 착오로 잘못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 카테고리는 해외직구가 불가능한 데다 소비자 신뢰도가 바탕이 돼야 하는 상품군인 만큼 C커머스 영향이 가장 작은 카테고리로 꼽힌다. 테무 또한 국내 사업에서 기성 e커머스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식품과 같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적극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
테무에 앞서 한국 오픈마켓 사업을 전개한 알리익스프레스도 지난 2023년 한국 배송 전문관 'K-베뉴' 론칭 당시 생활용품·식품 대기업을 가장 먼저 공략했다. '수수료 무료'라는 파격 정책을 앞세워 식품 대기업은 물론 중소 셀러까지 빠르게 확보했다. 그 결과 알리는 론칭 1년 만에 국내 식품 전문관 구축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테무가 하반기 중 알리 K-베뉴와 같은 전문관을 론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 제한적인 식품 판매도 전문관 개설 이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테무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할 경우 판매처가 늘어나는 식품사에 입장에서는 입점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대리점 입점의 경우 본사에서 관리하기 어려운 만큼 식품 판매 품목이 금새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