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레이 챌린지' 뭐길래?...美 10대, 목숨 잃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한 10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스프레이 흡입 챌린지를 찍다 목숨을 잃었다.

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는 레나 오루크(19)가 숏폼 플랫폼 '틱톡'에서 유행하는 크로밍 챌린지를 촬영하던 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뇌사판정을 받고 지난 1일 숨졌다.

레나는 지난달 먼지제거 스프레이를 흡입하는 영상을 촬영하던 중 의식을 잃었다.

먼지제거 스프레이를 흡입하는 행위는 '더스팅'(Dusting), '크로밍'(Chroming), '허핑'(Huffing) 등으로 불리며 지난 2023년부터 SNS에서 유행하고 챌린지다.

먼지제거 스프레이는 디플루오로에탄을 포함한 다양한 화학 물질과 가스로 구성되어 있다. 영어권 국가에서 10대들이 유명세를 얻기 위해 스프레이 가스를 흡입해 환각과 취한 듯한 기분을 느끼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하고 공유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스프레이 가스를 흡입하면 일시적으로 취한 듯한 느낌과 환각 상태에 빠지게 되지만 이는 단 몇 분에 불과하다. 애리조나주 아너헬스 스콧데일 오스본 의료센터의 중환자실장인 랜디 와이즈먼 박사는 “짧은 시간안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받게 된다. 가스 속 화학물질이 폐와 신체의 나머지 부분에 있는 산소를 대체하게 되고, 이로 인해 간부전, 심부전, 폐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레나의 아버지 애런은 “레나는 항상 '아빠, 저 유명하질 거예요. 지켜봐주세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가 시도한 방법은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고 슬픔을 토로했다.

어머니 다나는 “먼지제거 스프레이는 구입할 때 신분증이 필요 없다. 냄새도 나지 않는다. 아이들은 적은 돈으로 쉽게 구할 수 있고, 부모의 의심도 피할 수 있다”면서 “아이 말만 믿지 마라. 방을 뒤져봐라. 끔찍하게 들리겠지만 이 방법이 아이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크로밍 챌린지는 걸레에 남은 금속 페인트를 흡입하고 얼굴에 금속 잔여물이 남는 데서 유래한 용어다. 먼지제거 스프레이뿐만 아니라, 매니큐어, 기화 세척제, 유성 마커, 헤어 스프레이, 가솔린, 페인트 희석제 등으로 탄화수소를 흡입하는 일련의 행위를 말한다.

1990년대 유행한 크로밍 챌린지는 2015년 이후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SNS 발달로 최근 몇 년간 재확산해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국의 한 12세 소년이 챌린지를 찍다 심장마비를 일으켰으며, 미국의 11세 소년은 목숨을 잃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