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첫 장관들 인선, 도전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1기 내각을 이끌 주요 장관 인선을 단행했다. 면면을 살펴보면 일부 파격도 있었지만, 여러 번 강조돼온 것처럼 전문성과 탕평, 국정지향성이 골고루 실렸다. 특히, 인공지능(AI) 강국으로 가는 길을 열겠다는 의지가 명확히 읽히는 인사다.

이재명 정부 초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을 내정했다. 앞서 하정우 전 네이버 퓨처AI센터장을 AI미래기획수석으로 임명한데 이어 내각에도 AI전문가를 전면 배치했다. AI가 이재명 정부 최대 정책 어젠다이자 국가 발전 도구가 될 것임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 없다.

이전 정부들에 대통령실 미래수석, 과학기술수석 등이 있어왔으나 행정부의 담당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는 엇박자가 자주 노정됐다. 특히, 교수나 학자들에게 자주 맡겨져온 이들 자리는 기업들과 잦은 혼선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번 두자리 모두 기업 일선에서 뛰던 혁신가들에게 맡겨졌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기대를 부른다.

또 관심을 끌어온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로는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가 발탁됐다. 한 기업에서 전·현직으로 두명씩이나 끌어 쓴다는 점이 다소 부담은 있었겠지만, 이 대통령은 실력과 성과에 초점을 맞춰 선임했다는 후문이다. 네이버 대표로서 겪었던 다종·다양한 중소기업과의 협력과 혁신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산업부 장관 인선이 공약사항인 기후에너지부 신설과 역할 배분 때문에 다소 늦어지지만, 이런 기조같으면 이들 자리 역시 산업 현장을 가장 잘 알고 문제를 풀어갈 기업 출신인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들 역할과 신설부처 책임성 등을 감안한다면, 더 신중하게라도 기업·산업계 전문가로 충원되길 기대해 본다.

비서실장과 수석급 참모 구성에 이어 이번 첫 장관 면면에도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다수 합류한 점이 눈에 띈다. 이 또한 해당분야에 대한 여야대결 보다는 협치나,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그러면서도 과단성 있게 해결해 보겠다는 대통령 의지가 읽힌다.

첫 내각 인선은 국정철학과 방향을 국민한테 꺼내보이는 대통령으로선 최고 도전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당장 청문절차를 넘어서야겠지만, 그 다음 진짜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준비된 대통령이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조각 이후 이 장관들이 얼마나 맡은 부처에서 변화와 성장 성과를 만들어내느냐로 입증되는 것임을 대통령도, 장관 후보자들도 분명히 알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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