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자동차업계가 북미수출 전략을 다시 짜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우리 또한 북미시장 공략법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뜻이다.
산업연구원은 24일 '미국 신정부의 관세 정책이 한국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제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완성차와 부품의 대미 수출 비중은 각각 49.1%, 36.5%로 나타났다. 작년 현대차와 기아, 한국GM은 총 29개 모델 148만대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업체별 대미 수출 비중은 각각 54.3%, 37.5%, 84.4%다.
특히 현대자동차·기아는 미국·일본 업체에 비해 미국 현지 생산을 통해 판매하는 비중이 낮은 만큼 25% 품목 관세가 경쟁업체 대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현지 생산을 확대하면 수출 물량이 현지 생산량으로 대체돼 대미 수출이 감소한다.
보고서는 “차량 수요가 줄어들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완성차 업체들은 관세로 인해 높아진 비용 모두를 가격에 전가할 수 없기 때문에 수익성도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품 산업 역시 관세 인상에 따른 가격 인상과 함께 완성차 수출 감소와 맞물린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 완성차 업체가 관세 전가를 위해 부품 단가 하락 압박을 높일 수도 있다.
보고서는 향후 한국 자동차 산업의 북미 수출·생산 전략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현지 공장 생산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차·기아는 미국 내 연산 70만대 규모의 생산 공장을 현재 운영 중이며, 신규 공장 가동을 확대해 최대 120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 앨라배마 공장(36만대), 기아 조지아 공장(34만대)에 더해 지난해 말 가동을 개시한 전기차 전용 공장의 생산량을 최대 50만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보고서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만큼 미국 고관세 정책 리스크에 취약할 것으로 예상돼 현지 생산 확대나 수출 다변화와 같은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