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첫 한미 통상회담서 '관세 면제' 요구…'7월 패키지' 분수령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통상 고위급 회담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렸다. 우리 정부는 미국 측에 상호관세는 물론 자동차와 철강 등 주요 품목별 관세 면제를 요구했다. 다음달 8일 일명 '7월 패키지' 협상 시한이 종료되는 가운데 양국 간 무역통상 협상이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각각 면담하고, 관세 면제를 포함한 양국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고위급 만남으로, 이전까지 우리 정부는 정치적 혼란에 미국과의 본격적인 협상 논의를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미뤄왔다.

여 본부장은 러트닉 장관, 그리어 대표에게 상호관세 및 자동차·철강 등 품목별 관세에 대한 면제를 요구했다. 양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양국 간 상호 호혜적인 합의를 도출하자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여 본부장은 “그간 우리 정치적 상황으로 논의 진전에 한계가 있었으나, 새 정부가 민주적 정당성과 위임사항을 확보했다”며 “본격적인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특히 “(양국 간 협의는) 관세뿐 아니라 다양한 제조업 분야에 걸쳐 한미 간 전략적 협력 관계를 도출하기 위한 호혜적 협의”라는 점도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이 중국 내 우리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 등을 반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수출통제 정책에 대해서도 업계의 우려를 전달했다.

양국은 여 본부장 방미를 계기로 26일까지 제3차 한미 기술협의도 진행한다. 앞서 지난달 열린 1·2차 실무 기술협의에서는 양측이 균형 무역, 비관세 조치, 경제 안보 등 분야를 중심으로 협의를 진행했다.

미국은 자국 상품 구매 확대를 통한 무역 균형 추구와 더불어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제한부터 구글 정밀 지도 반출에 이르는 다양한 '비관세 장벽' 문제 해결을 우리 측에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 본부장은 “한국과 미국은 산업 공급망이 긴밀하게 연계돼 있어 상호협력을 필요로 한다. 이번 협상을 통해 양국 간 제조업 파트너십의 새로운 틀을 짜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