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귀 잡는 K-팝 아이돌”... 넷플릭스 1위 등극한 '데몬 헌터스'

한국계 공동연출 미국 애니메이션
글로벌 1위… 93개국서 '톱 10' 기록
중국 네티즌 “우리 문화 훔쳤다” 억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사진=넷플릭스

걸그룹이 악귀를 잡는다는 내용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23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20일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전 세계 영화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공개 다음날 한국을 포함해 17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이튿날에는 26개국에서 1위에 오르며 본격 흥행을 이어갔다. 한국 문화에 익숙한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일본 등 아시아권뿐만 아니라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등 북미와 유럽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총 93개국에서 톱 10에 들었다.

평단과 일반 시청자의 평가 역시 높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콘텐츠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비평가 점수인 토마토 지수(23명 평가)는 96%, 시청자 점수인 팝콘 지수(500명 이상 평가)는 90%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사진=소니 픽쳐스 애니메이션/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사진=소니 픽쳐스 애니메이션/넷플릭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글로벌 흥행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온라인에서는 공개 당일부터 2차 창작이 활발히 이어지며 장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슈퍼스타인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인기 걸그룹이자 악마 사냥꾼인 '헌트릭스'가 보이그룹으로 이승에 나선 악마들 '사자 보이즈', 그리고 이들을 조종하는 빌런 '귀마'에 맞서 사람들을 지키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계인 매기 강과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이 공동연출한 이 작품은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등을 만든 소니픽쳐스 애니메이션이 제작했다.

대사는 전반적으로 영어로 이뤄졌지만 성우진 다수가 한국계이기 때문에 작품 중간중간 나오는 한국어 대사 역시 이질감 없이 소화했다. 배우 안효섭이 '사자보이즈'의 리더인 진우로 참여했으며, 이병헌이 메인 빌런인 '귀마'를, 배우 김윤진이 헌트릭스의 정신적 지주인 '셀린'을 맡았다.

여기에 투애니원과 블랙핑크를 성공으로 이끈 테디가 프로듀싱에 참여해 듣는 재미를 더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사운드 트랙은 미국 아이튠즈 앨범 차트100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작 중 헌트릭스의 '하우 이츠 던'(How It's Done), '골든'(Golden), 사자보이즈의 '소다 팝'(Soda Pop) 등 주요 곡은 송 차트에서 높은 모두 100위 안에 안착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자 넷플릭스가 정식으로 서비스되지 않는 중국에서는 또다시 불법 시청을 이어가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 콘텐츠 리뷰 사이트 '더우반'에는 이날 기준 900개가 넘는 리뷰가 게재된 상황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불법 시청으로도 모자라 작품 내 그려진 한국 문화에 대해 “중국 문화를 도둑질했다”는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 리뷰 사이트에는 “'중국 매듭'이 몇 번이나 등장하는 거냐. 한약과 한약재는 중국 것”, “제목은 K-팝인데 주인공들의 무기나 장식, 악기가 모두 중국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네티즌 주장과 달리 동북아 문화권 모두 오랜 매듭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매듭은 각 나라의 문화권 안에서 서로 다른 특색으로 발달했고, 한국 노리개는 중국의 것보다 수직으로 길게 늘어뜨리는 형태로 발전한 것이 특징이라고 국가무형유산 김혜순 매듭장은 말했다.

또한 주인공들이 사용하는 무기는 사인검, 월도, 신칼 등 한국 전통 무기와 무구 등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중국 네티즌들의 억지 주장에 한국 네티즌들은 “불법으로 보면서 당당해서 어이없다”, “우겨봐도 한국 문화인 건 안 변한다”, “어지간히 부럽나 보다” 등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