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R&D 예산 대수술 예고…대선 공약 방향 맞춘다

안정적 예산·혁신성장 공약
기초연구·인재 양성 투자↑
국회와 심의기간 연장 논의
과기혁신본부서 검토·보완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국민주권정부)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수립 체계에 메스를 대는 것은 현 R&D 심의 체계가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를 오롯이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재정 효율성 관점으로 R&D 예산을 다루면서 대규모 삭감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보고 예산 수립 체계를 빠르게 변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춘석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은 25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4년도 정부 R&D 예산 편성과정에서 윤석열 정부의 비상식적이고 불법적인 예산 삭감 여파가 지금까지도 과학기술 연구 생태계를 황폐화했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는 무너졌다”고 말했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전날 R&D 예산 편성 긴급 정책 간담회 이후 기존 방향대로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이날은 이달 말 예정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 내년도 R&D 예산안 의결을 보류할 것을 요청했다.

이 분과장은 이와 관련해 “어제 2026년도 정부 R&D 예산 조정 배분 현황을 긴급 점검했다”며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이 충실히 담기지 않은 예산안의 확정 절차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긴급 보완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나아가 R&D 심의 체계의 근본 변화를 위해 심의 기간·대상을 확대키로 했다. 이는 국가과학기술기본법 개정 사항으로 향후 국회에서 본격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R&D 심의 기간을 연장하려는 것은 현재 심의 기간이 정부의 국정 철학을 반영하기엔 부족하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대통령이 의장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R&D 예산을 들여다볼 시간은 실제로 한 달 남짓이다. 더욱이 심의·의결 이후 정부안을 확정할 때까지 기획재정부 주도로 예산이 재조정되기 때문에 자문회의의 심의 기능이 사실상 작동하지 못했다. 새정부는 특히 재정 관점에서 R&D 예산을 편성하면서 지난 정부의 대규모 예산 삭감 등 과기 생태계를 훼손하는 의사 결정이 일어났다고도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도 후보 시절 공약에서 안정적 R&D 예산 확대와 혁신성장체제 구축을 약속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가 지출 대비 일정 수준 이상의 R&D 예산 확보 △R&D 사업 심의 범위 확대와 충분한 심의 기간 보장 등을 세부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이춘석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 22일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춘석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 22일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분과장은 “심의 기간을 8월 정도로 늦추는 부분은 입법 사안이다. 국회와 논의하겠다”면서도 “7~8월에 과학기술혁신본부가 국정과제 등을 종합 검토해 R&D 예산안을 보완한 이후 추가로 과기자문회의가 심의해 확정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R&D 예산 지출한도 설정에 있어 기재부와 함께 과기혁신본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안 등 다양한 개선 방안을 꺼내 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R&D 투자 방향의 변화도 감지된다. 이 대통령은 대선 당시 '정부 R&D 성과가 전 산업으로 확산되는 혁신성장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풀뿌리 기초연구 지원과 인재 양성 등 생태계 복원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하겠다는 것도 이 대통령의 약속이었다. 향후 국정기획위가 이를 국정과제로 수립하면 R&D 예산 배분·조정 과정에 대거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분과장은 “인재 양성을 포함해 다양한 부분을 논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다시 여러분께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