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I 시험인증 50년…'K-전력기기 르네상스' 이끈다

1976년 한국전기기기시험연구소로 첫발
伊 이어 세계 2위 수준 첨단 시험설비 보유
업계 최고 권위 협의체 'STL' 정회원 자격
시험성적서 글로벌 인지도 강화 지속 노력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력기기 시험인증 설비 전경.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력기기 시험인증 설비 전경.

한국전기연구원(KERI·원장 김남균)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 수주와 매출 실적 경신을 이어가는 K-전력기기 산업 호황의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배경에는 철저한 시험과 검증이 있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송·변전소와 배전 계통을 거쳐 각 가정과 공장 등에 유입되기까지 차단기, 스위치, 케이블, 개폐기 등 다양한 전력기기를 거친다. 낙뢰(번개)와 같은 천재지변이나 외부사고로 인해 전력기기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정전이나 화재 등 각종 사고로 이어진다.

KERI는 전력기기가 큰 전류(대전력)나 높은 전압(고전압)을 받는 가혹한 조건에서도 문제없이 작동하는지 엄격하게 시험하고, 이를 기반으로 성적서·인증서 발급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이지만 시험인증기관으로서도 KERI의 역사는 50년에 달한다. 1976년 설립 당시 '한국전기기기시험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시험인증이 주된 역할이었다.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 산업 발전 역사와 함께하며 경쟁력을 키워왔고 현재는 이탈리아 CSEI에 이어 세계 2위 수준 첨단 시험설비 규모를 갖췄다.

8000MVA급 대전력 시험설비와 4.2MV급 뇌충격절연시험설비를 비롯해 약 4500여종의 전력기기 연구시험장비를 바탕으로 2024년까지 총 8809건의 시험인증을 실시했다. 국내 업체 629곳, 해외 업체 24곳이 KERI 전력기기 시험인증을 거쳤다.

KERI는 세계 전력기기 산업계에서 가장 높은 권위를 가진 시험인증 분야 협의체인 '세계단락시험협의체(STL)' 정회원 자격도 보유하고 있다. STL 정회원은 전 세계에서 12개 국가 및 기관만 자격을 가질 정도로 기준이 매우 높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중국을 넘어 동남아시아, 인도, 중동에서도 KERI에 시험을 의뢰한다.

KERI 고전압 시험설비.
KERI 고전압 시험설비.

KERI는 높은 인지도를 활용해 국내 제조사 의견이나 애로사항을 국제사회에 적극 개진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KERI가 보유한 세계적 기술력과 우수한 인력을 기반으로 국내 제조사를 위한 다양한 시험인증 교육을 하며 이들 기업의 역량 향상에도 기여한다.

KERI는 시험성적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각종 국제 전시회 참가, 시험 고객사 방문 등 대외 홍보 마케팅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연구원의 시험성적서 글로벌 인지도 강화는 곧 이를 활용하는 국내 전력기기 업체의 수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만큼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김남균 원장은 “우리나라 정전률이 낮고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깨끗한 전기를 받을 수 있는 원동력은 KERI 시험인증을 거친 고신뢰성 전력기기 덕분”이라며 “세계 전력기기 관계자들이 KERI 로고만 봐도 제품을 인정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인지도와 역량을 꾸준히 높여나가 K-전력기기 르네상스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창원=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