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반도체 호황·수출 다변화로 만든 6월 역대 실적…상반기는 글로벌 불확실성 딛고 '선방'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와 세워져 있는 수출용 자동차 모습. 연합뉴스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와 세워져 있는 수출용 자동차 모습. 연합뉴스

미국발 관세전쟁의 불확실성이 짙어진 가운데서도 6월 수출이 같은달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간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반도체 수출과 더불어, 자동차 수출 시장의 다변화, 중고차 수출 호조가 복합적으로 수출을 견인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4.3% 증가한 598억달러를 기록했다. 조업일수 감소에도 하루평균 수출이 6.8% 늘어나며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무역수지도 90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가장 큰 기여를 한 품목은 단연 반도체다. 6월 반도체 수출은 149억7000만달러(11.6%↑)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인공지능(AI) 서버와 고사양 메모리 수요가 견조하고, 가격도 상승세를 보여 수출 확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DRAM5, HBM 등 고부가 제품의 수요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수출도 회복세에 힘을 보탰다. 6월 수출액은 63억달러로 2.3% 증가하며 역대 6월 최대 실적을 찍었다. 대미 수출은 줄었지만, 유럽연합(EU)에서 전기차 수요가 강세를 보이며 이를 상쇄했다. 특히 중고차 수출은 67.9%나 증가한 6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중고차가 전체 자동차 수출의 10~20%를 커버하며 미국 수출 부진을 보완하는 역할을 했다는 게 정부 분석이다.

바이오헬스(36.5%↑), 선박(63.4%↑), 컴퓨터(15.2%↑), 자동차 부품(2.4%↑) 등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화장품·전기기기·농수산식품도 6월 기준 사상 최대 수출을 기록했다. 석유제품·석유화학은 유가 하락과 글로벌 수요 둔화의 영향으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이러한 수출 호조는 오는 8일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일부 품목에서 이뤄진 '밀어내기' 영향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품목별 관세부과가 예고된 바이오헬스와 반도체 등의 품목은 대미 수출이 각각 164.1%, 34.6% 증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부 선출하 요인이 있긴 했지만, 구조적으로 수요가 탄탄하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오히려 미국과 중국에만 의존하던 우리 수출 시장이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실제 9개 주요 수출 지역 가운데 미국, 중국을 제외한 7개 지역으로의 수출이 증가했다. 대EU 수출은 14.7% 증가한 58억달러, 아세안은 2.1% 증가한 98억달러였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전체 수출은 3347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0.03% 감소하며 사실상 보합세를 보였다. 무역수지는 27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11.4% 증가한 734억달러로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대미 관세와 현지 생산 증가로 1.37% 감소한 364억 달러에 머물렀다. 다행히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회복세로 낙폭은 제한적이었다. 석유제품·화학은 유가 하락과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중국을 포함한 4개 지역 수출이 줄었고, EU·아세안 등 5개 지역은 증가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