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폐렴구군 백신 생산 기지 구축…글로벌 시장 정조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백신의 생산 거점을 확보하며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위한 채비에 나섰다. 글로벌 임상 3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가운데 상용화에 필요한 기반을 대부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월 27일 경북 안동의 자체 백신 공장 '엘 하우스(L HOUSE)'에서 폐렴구균 백신 생산시설의 증축을 완료하고 준공식을 열었다. 증축된 생산동은 약 4200㎡(1300평) 규모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의약품 제조·품질관리(cGMP)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곳은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폐렴구균 백신 후보물질 'GBP410'의 상업 생산 기지로 활용된다.

안동 L- HOUSE 조감도
안동 L- HOUSE 조감도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노피는 이번 생산기지 구축을 단순한 인프라 확충을 넘어선 '전략적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준공식에는 토마스 트리옹프 사노피 백신사업부문 수석부사장을 포함해 글로벌 본사 임원들이 대거 방한해 협력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GBP410은 현재 미국, 호주, 한국 등에서 약 77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생후 6주부터 만 17세까지의 영유아 및 청소년이 대상이며, 기존 상용 백신보다 더 많은 21개 혈청형을 포함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의 발생률이 높은 유소아층에서 더 넓은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GBP410의 임상 성공 가능성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하버드대학과 미국 바이오산업협회(BIO)의 주요 분석에 따르면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3상 성공률은 평균 8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GBP410은 1/2상에서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입증했으며, 각국 규제당국과의 협의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토마스 트리옹프 사노피 수석부사장은 “PCV21(GBP410)의 글로벌 임상 개시와 생산시설 완공은 공동 여정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라며 “우리는 폐렴구균 질환 극복을 위한 의미 있는 변화를 함께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역시 “이번 준공식은 단순한 생산시설 완공을 넘어, 사노피와 SK가 함께 구축한 글로벌 협력의 실질적 결과”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One Team, One Goal' 정신 아래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도르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은 올해 약 90억달러(약 12조원)에서 2030년까지 130억달러(약 18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5세 미만 아동 약 70만명이 폐렴으로 사망하며, 이 중 약 30만명이 폐렴구균에 의해 사망한다고 밝히고 있다.

양사는 GBP410에 이어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기존 혈청형보다 더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백신을 추가로 개발함으로써 시장 확대와 예방 범위 확대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동시에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폐렴구균 백신 개발을 계기로 글로벌 기업으로의 전환을 목표하고 있다. 다양한 글로벌 기업, 국제 기구 등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