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정주 못 시키면 떠난다”…지역 대학, 외국인 유학생 붙잡기 총력전

(사진=이미지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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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대학은 이제 외국인 유학생이 아니면 학교 운영이 힘든 수준이에요. 유학생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에 머물도록 하는 게 중요해졌죠.” (경남 지역 A대 기획처장)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가는 상황에서 유학생 이탈률도 늘고 있다.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에서는 지역 실태에 맞는 유치·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대학에서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외국인 유학생 중도 탈락률은 증가 추세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에 따르면 2019년 4.7%였던 일반대 외국인 유학생 중도 탈락률은 2020년 5.7%, 2021년 6.6%, 2022년 7.1%, 2023년 7.1%로 증가했다. 외국인 유학생은 학위과정생, 공동운영 교육과정생, 어학연수생, 교환·방문·기타연수생을 모두 포함한다.

올해부터 라이즈 체계로 전환되면서 전국 대다수 라이즈 협의체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정주를 단위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충북 라이즈는 4대 프로젝트 중 지역현안 해결 프로젝트에서 지역 대학 대상 외국인 유학생 유치 지원을 통한 대학 유치 활동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지역과 대학이 유학생 정주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있다.

부산은 해외 우수 인재 유치 및 육성과 외국인 주민 맞춤형 지원 강화 등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 관련 정책을 추진한다. 우수 유학생 유치를 통해 학위과정은 물론 취업까지 연계하고, 이를 통해 지역 정주 로드맵을 그린다.

[에듀플러스]“정주 못 시키면 떠난다”…지역 대학, 외국인 유학생 붙잡기 총력전

경북 라이즈 역시 4대 프로젝트 중 K-LEARNing 프로젝트에 해외 인재 유치를 핵심 사업으로 포함했다. 단순히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그치지 않고 학업 적응지원, 생활 및 취·창업 적응지원을 통해 지역 정주까지 이끈다는 계획이다. 다만 라이즈 시작 단계로 대다수의 외국인 유학생 추진 계획은 정주보다는 유학생 유치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양질의 외국 유학생을 유치해 지역 정주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정책적 한계를 지적한다. 최근 국토연구원에서 발표한 '지역발전을 위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 및 정주 지원 전략 연구' 보고서에서 연구진은 “현재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유학생 정책은 지역별로 큰 차이가 없다”며 “비수도권 지자체라 해도 각각 인구·산업 여건이 다른 상황에서 다양한 지역 수요를 반영하는 지역기반 이민정책 틀을 정교하게 설계하기 위해 지역실태에 기반한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구진은 “유학생 정주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유학생의 한국 내 또는 지역 내 정착 의지를 키우고 관련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면서 “유학생들이 취업하고자 하는 의지가 일자리와 잘 연결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동관 상명대 국제문화커뮤니케이션 센터 연구교수(전 이민정책연구원장)는 현재 라이즈 내 유학생 정책에 대해 “이제는 지역에서 유학생을 받아들이고 정주화까지 모색하는 방법이 필수가 된 시기”라며 “모든 지역이 반드시 특색있는 유학생 유치·정주 방향을 만들 필요는 없지만, 각 지역의 특성과 지역 산업을 고려한 방향이면 더 좋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유학생의 정주 수요는 있지만 무엇보다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유학생과 대학, 지역이 연결되는 접점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