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폐식용유'를 순환자원 지정 품목에 추가한다. 가정에서부터 식품·유통·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고 버려지는 폐식용유가 자동차·항공 등 산업현장 곳곳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탄소중립 연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폐자원의 순환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폐식용유 △커피찌꺼기 △왕겨·쌀겨 등 3개 품목을 순환자원으로 추가 지정하는 '순환자원 지정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21일부터 20일간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순환자원'으로 지정·고시되면 정해진 순환자원 용도, 방법, 기준을 준수하는 경우 별도의 신청없이 폐기물 규제를 면제받을 수 있다. 현재는 폐지, 고철, 폐금속캔, 루미늄, 구리, 전기차 폐배터리, 폐유리 등 7개 품목이 지정·운영되고 있다.
특히 '폐식용유'는 식품·유통·관광 등 식용유를 소비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공급체계가 갖춰졌고, 바이오디젤은 이미 재생에너지 촉진법에 따라 자동차용 경유에 4% 혼합이 의무화돼 있다. 게다가 최근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석유대체연료의 원료물질로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에 이번 순환자원 품목 지정을 계기로 앞으로 보다 쉽게 산업현장 곳곳에서 재생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SAF는 일반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을 80%가량 감축할 수 있다.
아워홈은 국내 식품제조업 최초로 튀김을 만들고 버리는 폐식용유로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순환자원 인정을 획득해, 자동차 경유에 혼합 사용하는 재생원료로 정유사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호텔앤리조트 또한 폐식용유 기반 자원순환체계를 구축하고 호텔·리조트에서 발생한 폐식용유를 바이오디젤 생산 공정에 공급 중이다. LG화학의 경우 2027년부터 폐식용유와 식물성 기름에서 얻은 바이오 연료 수소화식물성오일(HVO)를 항공유로 생산하는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커피찌꺼기'는 국내 커피 소비의 증가에 따라 찌꺼기 발생량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순환자원으로 지정되면 향후 퇴비, 건축자재, 생활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왕겨·쌀겨'는 쌀(미곡)을 도정할 때 나오는 부산물로 현재 축사 깔개나 사료·퇴비 등으로 재활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안전성과 순환이용성이 매우 높다.
순환자원으로 추가되는 이번 3개 품목은 순환이용의 용도·방법·기준을 준수하는 경우 사업장폐기물배출자 신고, 수집·운반업 허가, 폐기물의 보관기간, 폐기물처리업 허가 등 폐기물관리법 관련 규제가 면제된다.
김고응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순환자원 활용 수요가 많은 이번 3개 품목의 순환이용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면서, “앞으로도 핵심 순환자원의 국내 공급망 확보와 순환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산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