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핵시움 부산 우승팀 “정형화된 배움서 벗어나야…경험이 큰 자산”

2025 핵시움 부산 우승팀 인터뷰
많은 대회 참가 경험이 우승 결실로
“커리큘럼보다 자발적 학습이 중요”

동남권 최초의 전국단위 해킹방어대회 '2025 핵시움(HACKSIUM) 부산'이 지난 17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025 K-ICT 위크인부산과 연계해 올해 처음 열린 핵시움 부산은 참가 조건으로 4인 1팀을 구성하되 2인 이상은 동남권 대학 재학생 또는 거주자를 포함하도록 해 지역 보안 인재 발굴에도 이바지하고자 했다.

온라인 예선을 통과한 30개팀이 벡스코에서 사흘간 치열한 경합을 펼친 끝에 '핵비싼슝슝이의오리고기' 팀이 최종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포항공대 이원기, 숭실대 김희찬, 숭실대 이서준, 청주대 서종찬 학생이 의기투합한 이 팀은 앞서 다수 해킹방어대회에 참가하며 쌓은 경험이 우승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보안에는 '왕도'가 없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2025 핵시움 부산에서 우승한 '핵비싼슝슝이의오리고기' 팀 이원기, 김희찬, 이서준, 서종찬(왼쪽부터) 학생.
2025 핵시움 부산에서 우승한 '핵비싼슝슝이의오리고기' 팀 이원기, 김희찬, 이서준, 서종찬(왼쪽부터) 학생.

-팀명이 독특한데.

◇김희찬=팀원 중 두 명은 보안 기업 티오리(Theory) 소속이고 두 명은 화이트햇 해커 팀 'H4C' 소속이다. 또 숭실대는 마스코트인 '슝슝이'가 유명하다. H4C에서 핵, 숭실대의 슝슝이, 티오리에서 오리를 따왔다.

-핵시움 부산 출전 계기는.

◇이원기=제가 울산에 거주하고 있어 먼저 정보를 접하고 희찬이에게 알려주면서 팀을 꾸리게 됐다. 네 명 모두 예전부터 알던 사이였고 종찬이가 밀양 출신이라 참가 조건에 부합했다.

-대회 준비는 어떻게 했나.

◇김희찬=특별히 이 대회만을 위해 준비했다기 보다는 다른 여러 대회에 참가해본 경험이 마침내 좋은 결실로 이어진 것 같다. 팀원 중에 작년 미국에서 열린 국제해킹대회 '데프콘(DEFCON)'에 참가했던 친구도 있다.

-대회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서준=1일차에 계속 붙잡고 있던 문제가 기억에 남는다. 인터넷 환경이나 대회장 특성을 고려했을 때 시간이 많이 필요한 문제였다. 오후 5시 마감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던진 쿼리에 드디어 반응이 와서 답을 받고 보니 5시 1분이었다. 배점이 가장 높은 문제였는데 1분 차이로 득점 인정이 안 돼 아쉬웠다.

-모든 팀이 대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서종찬=지역에서 이런 큰 대회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다. 기회가 된다면 같은 팀으로 또 출전해보고 싶다.

2025 핵시움 부산 시상식에서 맨 마지막 영예의 자리에 오른 핵비싼슝슝이의오리고기팀.
2025 핵시움 부산 시상식에서 맨 마지막 영예의 자리에 오른 핵비싼슝슝이의오리고기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이원기=지금은 이게 너무 재미있어서 다른 걸 생각해본 적 없다. 당분간 보안 분야에 매진할 계획이다.

◇김희찬=개인적으로 죽을 때까지 연구하는 게 꿈이다.

◇이서준=IT 업계에서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어느 정도 안정된 기반을 마련하면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해보고 싶다.

◇서종찬=디지털 포렌식과 침해사고 대응 공부를 꾸준히 해온 만큼 관련 전문가로서 한국의 정보보호를 책임지는 사람이 되는 게 꿈이다.

-해커를 꿈꾸는 이들에게 한마디.

◇김희찬=보안이나 해킹에 정해진 커리큘럼은 없다고 생각한다. 정형화된 배움 말고 해커는 해커답게, 자유분방하게 공부하고 싶은 걸 찾아서 공부하는 게 좋다는 주의다.

◇이원기=정규 교과과정에는 컴퓨터 관련 비중이 크지 않은 편이다. 뭐든 일찍 시작하는 게 좋다고 하지만 저만 해도 대학 입학하고 해킹을 처음 접했다.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관심이 있다면 지금 시작하면 된다.

부산=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