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전 기업 달려간 산업부 장관…李 국정철학 반영

대미 통상 긴급점검회의가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대미 통상 긴급점검회의가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이재명 정부 첫 산업·에너지·통상 정책 수장으로 취임했다. 김 장관은 취임식도 하기 전, 기업인부터 만나 대미 관세협상과 관련한 의견을 청취했다. 주말에는 전력수급 현장에서 여름·장마철 안정적 전력공급과 취약시설 등을 점검했다. '실용과 현장'을 강조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반영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이날 낮 12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단체와 주요 업종별 협회, 학계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미 통상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김 장관이 취임식도 하기 전 기업인을 만난 것은, 미국의 상호관세 추가 유예기간(현지시간 8월 1일)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민관이 함께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자리에는 박일준 대한상의 부회장과 이인호 무협 부회장,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 오기웅 중기중앙회 부회장, 박양균 중견련 본부장 등 경제단체 부회장단과 강남훈 자동차협회 회장과 김정회 반도체협회 부회장, 박태성 배터리협회 부회장, 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 강성욱 철강협회 본부장 등 업종별 협회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 장관은 “현재 대미 관세협상 상황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많은 우려가 제기되는 점도 깊이 유념하고 있으며, 민감성을 최대한 반영하면서도, 전반적 국익 관점에서 최선의 결과가 도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업계가 당면한 불확실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기존 지원대책을 포함, 업계 의견을 수렴해 실효적 국내 대책 마련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도 대미 아웃리치 활동 전개와 협상 레버리지 발굴 차원에서 정부와 지속 소통하면서 민관 원팀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비공개 자리에선 관료이자 기업인 출신인 김 장관에게 거는 산업계의 기대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 대응뿐 아니라, 현재 업종별 경영 현황과 애로사항 등을 적극적으로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기업의 생리를 아는 산업계 출신 장관에 대한 기대감이 묻어난 자리였다”면서 “김 장관도 참석자들 이야기를 하나하나 메모하면서 경청하는 등 정부 차원의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대미 통상 긴급점검회의가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대미 통상 긴급점검회의가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김 장관은 앞서 이 대통령의 임명 다음날인 지난 19일에도 전력수급 현장을 방문해 여름철 에너지 대응 체계를 점검했었다. 에너지 전문가이자 관료, 기업인을 모두 경험한 김 장관의 이력이 이재명 정부의 실용적 정책 집행과 현장 중심 행보에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앞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민간 중심 산업 정책'을 강조하며 공급망·디지털·에너지 전환 등 구조적 과제 대응에 있어 “산업부가 체감할 수 있는 정책성과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김 장관의 이날 행보는 단순한 취임 행사보다 시급한 현안 해결을 우선시한 결과”라며 “경제와 산업 중심의 국정운영 기조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4시 세종청사에서 열린 공식 취임식에서도 '성장과 현장'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정책과 헌신이 '진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달라져야 한다”며 “현장의 절박함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기업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작더라도 실천적 해결책을 같이 마련하자”고 역설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