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임명 강행 수순 '후폭풍'…李대통령 깊어지는 고심

환담장 향하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국무위원 및 지방시대위원장에게 임명장 및 위촉장 수여를 마친 뒤 환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5.7.23     hihong@yna.co.kr (끝)
환담장 향하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국무위원 및 지방시대위원장에게 임명장 및 위촉장 수여를 마친 뒤 환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5.7.23 hihong@yna.co.kr (끝)

이재명 대통령이 보좌관 갑질 논란을 빚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임명 강행 수순을 밟으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강 후보자에 대한 추가 논란이 불거지며 임명 반대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 이 대통령의 최종 결정에 막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3일 강 후보자가 교수 시절 5주 동안 무단 결강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수강생들에 따르면 강 후보자가 2017년 1학기 성균관대 겸임교수로 '비교가족문화론' 수업을 맡았지만, 개강한 지 한 달도 안 돼 5주간 무단 결강을 했다.

이 사실은 이 대통령이 국회에 강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24일까지 보내달라고 요청한 지 하루 만에 알려졌다. 강 후보자의 적격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이 임명 강행 의지를 보인 후 논란이 불어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진영을 가리지 않고 거세지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진보 진영 92개 여성단체가 대통령의 강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참여연대도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최근 이 대통령과 만나 국정 현안을 논의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방송에 출연해 강 후보자의 임명 강행과 관련해 우려를 표했다.

급기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박찬대 의원은 이날 강 후보자에게 자진사퇴를 공개 촉구했다. 여당에서 강 후보자에 자진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강 후보자에 대한 추가 검증도 제안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3일 “갑질 여왕 강 후보자는 차마 입에 담기조차 싫다”며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하루 더 실시할 것을 더불어민주당에 공식 제안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도 강 후보자 임명을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이 우세했다. 조원씨앤아이가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자 적합도를 물은 결과 '적합' 32.2%(매우 적합하다 13.2%, 대체로 적합하다 19.0%), '부적합' 60.2%(별로 적합하지 않다 15.5%, 전혀 적합하지 않다 44.6%)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강 후보자가 여가부 장관으로 부적합하다고 본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하면 국회에서 강 후보자에 대한 청문 보고서가 채택될 공산은 매우 낮다. 24일 이후 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지만,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아 부담이 커진 것이 사실이다.

이 대통령의 고심은 한층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에 청문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상황에서 지명 철회는 사실상 어렵다. 그렇다고 이대로 임명을 강행하면 임기 초반 국정 동력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이 대통령은 청문 보고서 재송부 요청으로 자신이 책임을 지더라도 결정을 바꾸지 않겠다는 의사를 일단 나타냈다”며 “지금까지 인사 철학을 보면 정치적 부담을 따지기 보다 인사의 필요성 관점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