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융합인재학부가 교육 혁신 성과를 국내·외에 잇따라 보여주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정재승 융합인재학부장은 지난달 27일 홍콩침례대에서 열린 '태평양 아시아 초학제 교육 정상회의 2025(PASTE 2025)'에 연사로 초청돼 한국형 융합 교육 모델인 'KAIST 융합인재학부의 철학과 성과'를 소개했다.
발표에서 정 교수는 정답 중심 평가, 완벽주의, 경쟁주의에 기반한 기존 교육 시스템은 창의성과 융합적 사고력을 길러내는 데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며, KAIST가 이를 극복하고자 2019년 설립한 '융합인재학부'를 소개했다.

정 교수는 융합인재학부 교육 철학을 폭넓고 통합적인 학문 기반, 학생 주도 맞춤형 교육, 창의성과 실행력, 사회적 책임 의식과 글로벌 시민성, 내적 동기와 호기심 기반 학습 등 다섯 가지로 요약했다. 또 학생들은 전공 없이 입학해 스스로 학습 계획을 설계하고, 전 학년 P(패스)/NR(노 레코드) 제도를 적용해 경쟁보다 성장에 집중할 수 있음을 설명했다.
정 교수는 “KAIST의 이 실험은 '지식보다 질문, 구조보다 문화, 경쟁보다 탐구'를 추구하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며, 학생들이 사회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며 학문과 실천을 연결하고 있고, 이는 전 세계 고등교육의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제안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과는 학생들의 학술적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장형준 융합인재학부 학생은 멘토교수인 김재경 수리과학과 교수팀에 속해, 충남대 및 기초과학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단 하나 저해제 농도만으로 저해상수를 정확히 추정할 수 있는 획기적인 분석법을 제안했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공동 제1 저자로 논문을 지난 6월 게재했다.
장형준 학생은 논문에서 제안하는 효율적인 실험 방법론을 개발하고, 이를 잘 활용하도록 도울 수 있는 패키지를 개발하는 등 논문 초안 작성과 동료 평가 과정까지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수학 및 통계 기반의 분석 모델을 약학 전문가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발표 방식, 시각적 설명 기법 등을 습득하며, 학제 간 융합 연구의 모범적인 협업 사례를 만들어냈다.
KAIST 융합인재학부 교육 철학은 학생들의 실천적 행보로도 이어지고 있다. 엠피에이지 창업자인 정인서 학생은 학부 창의공작실 설립을 위해 기부를 실천했다.
그는 “기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과, 사회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융합인재학부에서 배웠고, 이런 배움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며 “정재승 학부장님께서 강조하시는 인간과 세상에 대한 깊은 이해는 창업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진로를 걷는 모든 후배에게도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융합인재학부는 이번 기부를 바탕으로 여름 중 행정분관(N2) 3층 314호에 약 10평(33㎡) 규모 창의공작실 완공을 목표로 공간 조성과 운영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KAIST 융합인재학부는 기존 교육 한계를 뛰어넘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 문제 해결력과 통합적 사고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혁신의 실험장이자 실천의 현장”이라며, “앞으로도 KAIST는 질문하고 탐구하는 융합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교육과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