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8·22 전당대회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당권 경쟁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주진우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며 전당대회는 7인 다자구도로 확대됐고, 조경태 의원의 '혁신 후보 단일화' 제안에 이어 안철수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회동하면서 '개혁 연대' 구상까지 가시화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8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대신 정치를 쇄신하고 당을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의 주인인 당원을 속이고, 국민을 실망시키는 기득권 다툼 대신 국민과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극우로 당을 포획하려는 세력들과 단호히 싸우겠다”며 “혁신을 방해하는 걸림돌은 과감히 치우고, 개혁의 길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전한길 씨의 입당 논란과 당내 일부 강경 보수 세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퇴행 세력이 '극우의 스크럼'을 짠다면 우리는 '희망의 개혁 연대'를 만들어 전진해야 한다”며 연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전당대회는 7인 이상이 붙는 다자구도가 유력하다.
주진우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등을 돌렸고, 당원들조차 이대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며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보수를 현대화하고, 젊고 유능하면서도 강한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며 당의 체질 개선을 촉구했다. 다만 인적 쇄신에 대해선 “책임 있는 분들은 백의종군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출당이나 불출마 선언 같은 극단적인 방식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개혁 연대 움직임도 포착된다.
조경태 의원은 지난 23일 “후보자 중심의 대혁신 원탁회의를 구성해 단일후보 선정 방식과 당 혁신 공동강령을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논의하자”며 혁신 성향 주자 간 단일화를 제안했다. 이는 안철수 의원과 오세훈 시장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전당대회는 당 회생의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며 “과거와 단절하고 미래로 가는 출발선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보수의 틀은 존중하되 과감한 '파괴'가 필요하다”며, 특히 “정권 실패와 대선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이 물러나야 한다”며 인적 쇄신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찬 회동하는 안철수-오세훈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4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오찬 회동을 위해 서울시청을 방문해 오ㅍ시장과 인사하고 있다. 2025.7.24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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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이날 안 의원과 오 시장이 회동하면서 당권 주자 간 실제 '연대' 구상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안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께서도 인적 쇄신 등 당의 혁신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혁신 노력 없이는 대선 이후 당원조차 우리 당을 외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위원장 시절 제시했던 최소한의 쇄신안에 대해 오 시장도 전적으로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