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K콘텐츠 산업 생태계 전환에 본격 나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본예산(80억원)과 1차 추가경정예산(165억원)에 이어, 2차 추경을 통해 확보한 210억원을 투입해 'K-콘텐츠 인공지능(AI) 혁신 선도 프로젝트'를 새롭게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진행되며, 콘텐츠 산업 전반에 확산 중인 AI 기술을 바탕으로 K콘텐츠의 수익구조 다각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기존 'AI 콘텐츠 제작 지원사업(245억원)'이 제작 단계에 집중됐다면, 이번 선도 프로젝트는 기획부터 제작, 유통, 홍보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전략적 지원이 핵심이다.
정부는 특히 대·중견기업과 중소·신생기업이 컨소시엄을 이뤄 협력하는 구조를 도입했다. 지식재산(IP)과 유통망을 보유한 대형 기업과 기술 기반 스타트업, 콘텐츠 제작·유통사가 공동으로 참여해 AI 시대에 부합하는 상생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공모는 7월 25일부터 콘진원 누리집을 통해 진행되며, 연말에는 'AI 콘텐츠 페스티벌'도 열어 참여 기업 간 교류와 성과 확산을 도모할 예정이다.
이번 2차 추경 사업은 앞서 5월부터 추진된 'AI 콘텐츠 제작 지원사업'과 맞물려 콘텐츠 산업 내 기술 전환 흐름을 가속화하는 연속 투자다. 본예산으로 진행된 1차 공모에는 315개 과제가 몰리며 시장 수요가 확인됐고, 이에 문체부는 165억 원 규모의 1차 추경을 통해 총 54개 과제를 선정하기로 했다.
1차 사업에서는 영화·방송·애니메이션 등 장편(60분 이상) 8편, 단편(20분 이내) 10편의 AI 영상 콘텐츠와 웹툰·음악·게임·디지털휴먼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 실증 과제(선도형·진입형·협력형 총 36편)가 포함됐다.
문체부는 단순한 제작비 지원을 넘어 AI 기술 교육, 저작권 자문, 유통 전략 컨설팅까지 포함하는 종합적 패키지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와의 협력을 통해 AI 영화 워크숍, 상영회, 국내외 홍보도 추진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어스에 따르면 생성형 AI 콘텐츠 시장은 2023년 116억 달러에서 2025년 200억 달러(약 27조 원), 2033년에는 1753억 달러(약 241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 콘텐츠 산업이 이 같은 기술 변화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AI 전환을 'K-콘텐츠'의 새로운 기회로 삼아 다음 도약을 준비해야 할 때”라며 “대·중견, 중소, 신생기업이 한 팀이 되어 세계 무대를 겨냥한 사업화 모델을 제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