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띄운 태국... 캄보디아와 국경서 교전 “14명 사망”

24일 태국-캄보디아 접경지에서 발생한 교전으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페이스북 캡처
24일 태국-캄보디아 접경지에서 발생한 교전으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페이스북 캡처

태국과 캄보디아가 접경지에서 충돌하면서 8살 어린이 등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양국은 모두 “상대방이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4일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반쯤 태국 동부 수린주와 캄보디아 북서부 오다르민체이주 사이에 있는 국경 지대에서 교전이 발생해 태국 민간인 13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에는 8살 어린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날 교전으로 태국군 1명이 숨졌으며 32명이 부상해 태국 측 사상자는 최소 46명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측 코브 리 사령관은 교전이 시작된 이후 민간인 최소 4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4000명 이상이 대피소로 피난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발생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11세기 크메르 유적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과 고대 힌두 사원인 '타 모안 톰' 등 여러 지역의 관할권을 두고 오랜 시간 갈등을 벌여왔다.

특히 전날 오후 4시 55분께 캄보디아 북부 쁘레아비히어르주와 맞닿은 태국 동부 우본라차타니주의 국경 지역에서 지뢰가 폭발해 태국군 1명이 오른쪽 다리를 절단하는 중상을 입고 다른 병사 4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이번 교전을 촉발했다.

이 사고와 관련해 태국은 주태국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하고 주캄보디아 태국 대사를 소환, 외교관계를 격하했다.

이에 캄보디아도 태국과의 외교관계를 최하위 단계로 격하하며 응수했다. 또, 주태국 캄보디아 대사관 전 직원을 본국으로 소환하고 주캄보디아 태국 대사를 추방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24일 오전 무력 충돌이 시작됐다. 태국군과 캄보디아 국방부는 상대 진영을 향한 공격을 시작하기 직전 무인기(드론)을 배치했다. 이후 중화기를 동원하면서 민간인 피해가 커졌다.

24일 태국군이 장갑차를 타고 캄보디아와 교전이 발생한 접경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24일 태국군이 장갑차를 타고 캄보디아와 교전이 발생한 접경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캄보디아군은 태국 영토를 향해 다연장로켓 'BM-21'을 발사했으며, 태국군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F-16 전투기를 투입해 공습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번 교전이 상대 진영의 공격에서 시작됐다며 서로를 탓하고 있다. 캄보디아 측은 태국군이 먼저 공격을 시작했기 때문에 '방어' 차원에서 대응했다고 했으며, 태국군은 캄보디아군이 지뢰를 먼저 매설해 자국군이 다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에도 인근 지역에서 지뢰가 폭발해 태국군 3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있었다. 일주일 만에 또다시 같은 사고가 발생하자 태국 정부는 '우리 군인들이 순찰로에서 새로 지뢰가 설치된 것을 확인했다'며 캄보디아를 비난했다.

이와 관련 캄보디아는 “근거없는 주장”이라며 태국군 병력이 자국 영토에 들어왔다가 과거 설치된 지뢰를 밟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양국은 지난 5월에도 소규모 교전을 벌여 캄보디아군 병사 1명이 사상한 바 있다.

교전으로 악화된 여론이 진정되기도 전,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가 캄보디아를 사실상 독재하고 있는 훈 센 상원의장과 통화한 녹취록이 알려지면서 패통탄 총리는 직무 정지를 받기도 했다. 패통탄 총리는 훈 센 의장을 향해 친근하게 “삼촌”이라고 부르는 한편, 그에게 자국군을 험담해 비난을 받았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