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포류 게임 산업 키웠던 전직 대표, 이젠 규제자?... 게임계 '이해충돌' 우려

진종오 의원
진종오 의원

과거 NHN 대표 시절 웹보드 게임을 중심으로 게임 사업을 키운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이제 그 산업을 규제할 주무부처 수장 후보로 지명된 것을 두고 정책의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진종오 의원은 “한때 고포류 웹보드(고스톱·포커) 게임의 최전선에 있었던 인물이 지금은 그 산업을 규제하는 수장의 후보자 자리에 있다” 며 “이해충돌은 아니더라도 정책의 중립성을 장담할 수 있을지 의혹이 제기된다”고 25일 우려를 표했다 .

최 후보자는 2002 년부터 NHN 에 재직하며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2015 년까지 네이버 경영 고문으로 활동했다. 재직 당시 NHN 은 고스톱·포커 등 '고포류' 웹보드 게임을 중심으로 게임 사업을 확장했다. NHN의 게임 매출은 2002년 102억원에서 2010년 6064억원까지 불과 8년 만에 약 60배 증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고포류 웹보드 게임의 월 결제한도 70만원 유지를 결정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2년마다 재검토되고 있는 규제다.

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29일 열릴 예정이다. 최근 게임 과몰입에 대한 질병코드 도입 논의가 재점화되면서 게임업계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같은 정부 내에서도 문체부와 복지부가 게임이용장에 질병코드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볼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질병코드 도입이 “게임 산업 및 수출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같은 청문회 답변서에서 “WHO 의 질병 분류에 따라 공중보건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질병코드가 도입되면 게임 과몰입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 대한 치료와 공공지원이 가능해진다는 입장이다 .

문체부 장관 후보자가 게임 산업의 규제와 진흥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는 이번 청문회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 이처럼 정부 내부에서도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최 후보자가 게임 산업의 규제와 진흥, 그리고 과몰입 문제에 대한 균형 잡힌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