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는 국내 최초로 '화자인식'과 '딥보이스(AI 변조 음성) 탐지' 기능을 통합한 실시간 'AI 보이스피싱 탐지서비스 2.0'을 상용화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기존 문맥 기반 탐지 기술에 더해 범죄자 실제 음성을 인식하고, AI로 변조된 음성까지 식별할 수 있는게 특징이다.
K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민관 기술력을 모아 AI 보이스피싱 탐지 기술을 고도화했다.
대표적인 기능은 화자인식 기능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규제점검 및 승인을 거쳐 국내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 기능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제공한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실제 신고 음성을 기반으로, 성문정보를 분석해 범죄 여부를 탐지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0개월간 그놈목소리 데이터를 전수조사하고 정제했다.
KT는 AI 음성합성(TTS) 기술로 생성된 변조 음성을 판별하는 '딥보이스 탐지' 기능도 함께 제공한다. 이 기술은 지난 2024년 5월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에서 선보인 바 있다.
올해 상반기 동안 KT AI 보이스피싱 탐지서비스는 약 1460만건의 통화 트래픽을 분석해 91.6%의 탐지 정확도를 기록했다. 피해 예방액만 약 710억원에 달한다. 이는 서비스 초기(90.3%) 대비 1.3%포인트 향상된 수치다.
KT는 이번 2.0 버전 출시를 통해 연간 2000억원 이상의 피해 예방과 95% 이상의 탐지 정확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서비스 출시는 신기술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대표적인 규제 개선 사례로 평가된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음성은 민감정보에 해당한다. 이를 범죄 예방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보주체인 보이스피싱범의 동의가 필요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보이스피싱범의 동의 없이도 음성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실증특례로 지정했다. 실증특례 지정 이후 과기정통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KT, 국과수와 함께 정보주체 권익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강화된 안전조치를 마련했다. 최근에는 합동 현장점검을 통해 실증특례 진행을 위한 부가조건 이행여부도 확인했다.
KT AI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 2.0은 삼성전자 갤럭시S23시리즈 이상 단말기에서 이용 가능하다. 통신사에 관계없이 '후후(whowho)' 앱을 설치하면 이용할 수 있다. 적용 가능한 단말기는 향후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송상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ICT 규제샌드박스는 AI 등 신기술을 검증하고 현행 규제를 점검하는 것을 넘어 우리사회가 당면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라며 “규제샌드박스가 기술과 사회를 연결하는 가교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현석 KT 커스터머 부사장은 “이번 기술 상용화를 계기로 금융권과의 협업도 한층 강화해 고객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