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휘영 문체부 장관 후보자…“게임은 질병 아니다. 문화예술” ...자녀 채용·부동산 의혹엔 “사실 아냐”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K콘텐츠 산업 전반의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으로 자체 제작 역량 강화, 글로벌 진출, 수익 환류를 통한 선순환 구조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자는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K콘텐츠 산업 생태계 혁신'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최 후보자는 “한국 영화 산업 위기의 대안을 말해달라”는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언급하며 “소니가 제작하고 넷플릭스가 유통한 작품에 한국은 단순 참여에 그쳤다”며 “한국 콘텐츠 산업이 주체적으로 창작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국내에서 자체 제작된 작품이 어떻게 세계 무대에 진출하고 수익을 환류시킬 수 있을지, 이를 기반으로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어떻게 마련할지 빠르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문체부 예산 확대 필요성에 대해 소신을 드러냈다. 그는 “673조원 규모의 국가 예산 중 문체부 예산은 7조원 수준, 전체 문화 관련 예산을 모두 합쳐도 약 8조7000억 원으로 전체의 1.3%에 불과하다”며 “이 정도 예산으로는 우리가 지향하는 문화강국을 실현하는 데 한계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전체가 문화강국이라는 목표 아래 뜻을 같이해야 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고부가가치 콘텐츠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관광수지 적자도 함께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게임 질병코드 도입 여부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 후보자는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게임은 질병이 아니며, 문화예술의 한 분야”라며 “게임 질병코드를 도입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20세기의 문화적 상징이 영화였다면, 21세기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며 “게임은 종합예술로서 문화예술의 한 축을 이끌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자녀 채용 의혹은 야당의 집중 질의 대상이 됐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최 후보자 장녀가 아버지가 대표로 재직했던 네이버 미국 자회사에 채용된 뒤 영주권을 취득하고 곧바로 퇴사했다며 '아빠 찬스' 의혹을 제기했다. 최 후보자는 “정해진 채용 절차에 따라 취업했다”며 “네이버는 전임 대표가 말을 한다고 채용되는 곳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장녀는 미국 회계법인 합격 후 네이버 아르바이트를 계기로 자회사에 지원했다고 설명하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흥미를 느껴 진로를 바꾼 것 같다”고 해명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최 후보자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인근 임야를 매입해 고수익을 거뒀다며 투기 의혹을 제기했고, 최 후보자는 “주택에 붙은 맹지를 기존 소유자가 팔겠다고 해 매입한 것일 뿐”이라며 “클러스터 계획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는 자료 제출 부족과 후보자 자질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며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등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