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거부권 1년여 만에 노란봉투법 본회의 통과…與 “노동계 숙원”·野 “경제 내란법”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노란봉투법)'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노란봉투법)'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밤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공방을 벌였지만, 결국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방송 3법에 이어 여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노동계의 염원'이라 자평했지만, 국민의힘은 '경제 내란법'이라며 강하게 충돌했다.

노란봉투법은 지난해 8월 16일 윤석열 정부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무산됐던 법안이다.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대상을 확대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법안은 전날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로 처리가 지연됐다. 국민의힘은 김형동·우재준·김위상·김소희 의원이 릴레이 토론을 이어갔고, 민주당 김주영·박해철 의원과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도 발언에 나섰다.

필리버스터가 개시 24시간을 넘어서자 민주당이 제출한 종결 동의안이 처리됐고, 이날 오전 9시 12분 토론이 종료되면서 곧바로 표결이 진행됐다. 방청석에는 민주노총과 노조법 개정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표결 과정을 지켜봤다.

노란봉투법이 1년 만에 국회를 통과하자 민주당은 의미를 부각한 반면, 국민의힘은 비판했다.

발언하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8.24     utzza@yna.co.kr (끝)
발언하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8.24 utzza@yna.co.kr (끝)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오늘 처리한 노란봉투법은 노동계의 오랜 숙원일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법”이라며 “윤석열 정부 거부권으로 지연됐던 염원을 오늘 우리가 실현했다. 역사적으로 큰일을 했다”고 강조했다.

발언하는 송언석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노란봉투법)' 본회의 처리 등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2025.8.24     utzza@yna.co.kr (끝)
발언하는 송언석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노란봉투법)' 본회의 처리 등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2025.8.24 utzza@yna.co.kr (끝)

이에 맞서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법으로 기업들은 수십, 수백 개 하청 노조와 각각 교섭해야 하고, 불법 파업이 발생해도 정당한 손해배상 청구조차 하기 어렵다”며 “(여기에 상법 개정안까지) 두 법안이 모두 처리되면 기업들은 365일 내내 노사 교섭과 소송 대응에 시달려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시장경제 질서를 뒤흔드는 것으로, '경제 내란법'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란봉투법이 통과되자 경제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개념이 확대됐지만, 노동조합법상 사용자가 누구인지, 노동쟁의 대상이 되는 사업경영상 결정의 범위가 불명확해 향후 법적 분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을 가결한 뒤에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을 현장에서 실현하기 위한 입법”이라며 “법 시행 과정에서 경영계 우려 등 쟁점들을 제도 틀 안에서 논의해 더 선진적인 노사문화 발전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노란봉투법 통과 직후 국회는 이른바 '더 센' 상법 개정안도 상정했다. 개정안은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에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은 '기업 옥죄기 법안'이라며 곧바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다만 민주당이 종결 동의안을 제출하면서 25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