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72년 한미동맹'의 새로운 길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미국의 농산물 추가 개방 요구를 비롯해 비관세장벽 완화 등 정상회담의 통상 의제는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내용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재미 교포와의 만찬 간담회에서 “모든 변화에 힘을 모아 72년 한미동맹의 새 길을 여는 중요한 여정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 2박 3일간의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재미 교포와의 만남으로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간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화두로 올렸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급격한 국제 질서 변화에 함께 대응하여 한미 동맹을 발전시켜 나갈 방안을 함께 모색할 것”이라며 “군사동맹으로 시작한 한미 관계는 이제 경제 동맹을 넘어 기술동맹을 아우르는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정상회담에 앞두고 양국 동맹의 중요성을 재강조한 것으로 사실상 미국 측을 향해 던진 메시지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 오를 통상 분야 의제는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내용을 벗어나지 않는 게 원칙이라는 입장도 재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미국으로 향하는 공군1호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도 한미 관세 협상 결과가 한국에 유리하게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미국 측 시각이 분명히 있고 바꾸자는 요구도 미국의 각 부처 단위로 생겨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우리의 기본 입장은 그런 문제가 함께 논의된 것이고 이미 큰 합의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다”며 “한미 대통령이 상호 승인해서 정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을 우리가 쉽게 '바꾸자니까 바꾸겠습니다'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측의 농산물 추가 개방과 검역 간소화 요구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추가 개방은 없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정오(한국시간 26일 새벽 1시)에 만나 공동 언론 행사를 가진 뒤 12시 15분부터 정상 회담을 시작한다.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 관세 협상 합의를 명확히 하고, 조선·에너지·원전 등 다방면의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특히 이번 회담의 성과가 이 대통령의 임기 초반 국정 동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따른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