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투자풀, 모태펀드와 손잡고 벤처투자 첫 진출

연기금, 사상 첫 벤처펀드 출자
세컨더리 분야 집중…570억 자펀드 조성 예정

연기금투자풀이 모태펀드와 함께 벤처투자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다. 정부는 민·관 여유자금이 혁신 벤처·스타트업에 투자돼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동시에 모태펀드가 '벤처투자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8일 'LP 첫걸음 펀드 출자공고'를 통해 모태펀드와 연기금투자풀(무역보험기금)이 공동으로 400억원을 출자한다고 밝혔다.

'LP 첫걸음 펀드'는 벤처투자조합 출자 경험이 없는 연기금·금융사 등 기관투자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올해 신설됐다. 모태펀드는 우선손실충당, 초과수익이전, 지분매입권 등 강화된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최초 출자자는 투자 분야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연기금투자풀을 통해 운용 중인 무역보험기금이 처음으로 벤처펀드 출자에 나섰다. 연기금투자풀 제도가 2001년 도입된 이래 최초 사례다.

LP 첫걸음 펀드는 지난 7월 22일 투자풀운영위원회 논의와 무역보험기금 자산운용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8월 18일 모펀드 조성을 완료했다. 모태펀드와 무역보험기금이 각각 200억원씩 출자해 총 400억원 규모 모펀드를 마련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570억원 규모 자펀드 운용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자펀드는 무역보험기금의 투자 수요를 반영해 '세컨더리' 분야에 중점 투자한다. 비상장 주식과 기존 벤처펀드 지분 등을 매입하는 세컨더리 시장은 회수시장 활성화와 벤처생태계 선순환 구조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성숙 장관은 “벤처펀드는 혁신 벤처·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성장의 과실을 출자자에게 수익으로 배분하는 '생산적 금융'의 핵심 수단”이라며 “모태펀드는 공공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연평균 8% 이상, 최근 5년간은 10%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모태펀드는 2005년부터 올해 6월까지 청산된 308개 자펀드(8.9조원)에서 내부수익률(IRR) 8% 이상을 기록했다. 전체 벤처투자조합(1987~2024) 중 청산된 1141개 펀드의 평균 IRR(8.7%)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한 장관은 “이번 LP 첫걸음 펀드를 통해 연기금투자풀이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하는 포문이 열렸다”며 “앞으로 더 많은 민·관 여유자금이 벤처투자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모태펀드가 '벤처투자 플랫폼'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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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