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생 동갑 기업] 소재기술 국산화 이끈 '덕산'

덕산하이메탈 최초 사무실 이미지
덕산하이메탈 최초 사무실 이미지

덕산은 반도체 솔더볼 소재업체 덕산하이메탈,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재업체 덕산네오룩스, 반도체 전공정 소재업체 덕산테코피아 등을 거느린 중견그룹이다. 이준호 명예회장이 1982년 울산 효문동에 창업한 도금업체 덕산산업을 모태로 소재 기술 국산화에 앞장섰다.

덕산산업은 자동차·조선 등 울산 주력산업의 필수 공정인 도금 분야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1999년에는 덕산하이메탈을 창업하며 반도체 소재 시장에 뛰어들었다.

덕산하이메탈은 당시 일본 의존도가 절대적이던 솔더볼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자립도를 높이는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현재 30μm 미만의 초정밀 솔더볼 생산 기술을 갖춘 글로벌 소재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인텔 등 세계 유수 반도체 기업들이 주요 고객사다.

덕산그룹은 이후 덕산네오룩스, 덕산테코피아 등을 계열사로 편입하며 OLED·2차전지 등 신산업으로 영역을 넓혀갔다. 덕산네오룩스는 글로벌 기업이 독점하던 OLED 소재를 국산화하며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기술자립도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국내 최초로 블랙 PDL 양산 기술을 상용화하며 세계 특허 2300여건을 출원하는 등 기술 선도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2014년 덕산하이메탈 비전선포식
2014년 덕산하이메탈 비전선포식

덕산그룹은 이에 그치지 않고 방산, 원자력, 수소 등 국가 전략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덕산의 행보에는 '소재산업 입국(立國), 그 중심기업 덕산(德山)'이라는 이준호 명예회장의 기업보국 신념이 작용했다. 그는 기술 국산화 없이는 산업의 지속 성장이 어렵다는 확신을 갖고 전체 매출의 약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하고 있다.

현재 덕산은 덕산홀딩스 계열과 덕산산업 계열로 분리돼 주요 소재·부품 국산화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지주사가 거느린 계열사만 15개며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1조4711억원에 달한다.

덕산산업이 도금업에서 출발해 소재기업으로 도약하는 과정은 같은해 창간한 전자신문 지면에 지속적으로 비춰지며 사회적 의미를 확산시켰다. 전자신문은 소재·부품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전하며 정책 어젠다로 부각시켰고, 덕산은 국산화를 통한 실천으로 한국 제조업 기반을 강화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