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WHO 주관 합동외부평가서 韓 보건안보 역량 입증”

질병관리청이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주관한 제2차 합동외부평가(JEE)에서 “대한민국의 보건안보 시스템은 견고하며, 지속 가능한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받았다고 2일 밝혔다.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보건위기 대응 역량을 한층 강화한 것을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았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첫 줄 왼쪽 네 번째)이 한국을 찾은 WHO 국제보건규칙 합동외부평가단과 기념촬영했다.(사진=질병관리청)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첫 줄 왼쪽 네 번째)이 한국을 찾은 WHO 국제보건규칙 합동외부평가단과 기념촬영했다.(사진=질병관리청)

WHO는 회원국의 공중보건위기 대비·대응 역량을 평가하고 개선안을 도출해 국가계획 반영을 권고하기 위해 국제보건규칙 합동외부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WHO 합동외부평가단은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을 방문해 평가를 실시했다.

평가 기간에 질병관리청 긴급상황실과 진단실험실, 생물안전 3등급 교육 시설을 비롯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천안시 서북구보건소, 농림축산검역본부, 김해공항검역소, 분당서울대병원, 중앙 방역물자 비축센터 등도 현장 실사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업 과정도 함께 점검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주관 합동외부평가 결과 비교(자료=질병관리청)
세계보건기구(WHO) 주관 합동외부평가 결과 비교(자료=질병관리청)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개 평가영역 총 56개 지표 중 52개 지표가 5점 만점을 받았다. 나머지 4개 지표가 4점을 받는 등 2017년 1차 평가 대비 모든 영역의 지표에서 역량이 향상되거나 유지됐다. 2017년에는 총 48개 지표 중 29개 지표에서 5점을 획득했다.

지나 사만 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 긴급대응국장은 “한국은 보건안보 분야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으며, 미래를 향한 비전과 계획도 잘 세워나가고 있다”면서 “2017년 1차 평가 때보다 더욱 견고해진 위기대응 시스템, 신종감염병 대비·대응 계획과 훈련체계는 놀라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클레망 라자루스 공동 평가단장은 “한국이 기술적 역량뿐만 아니라 기관 간 협력과 소통에서도 탁월함을 보여주었다”면서 “생물안보, 항생제 내성, 식품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 모범을 보이며, 중장기 계획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준비하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보강이 필요한 역량으로는 이번 2차 평가에서 새롭게 지표로 추가된 보건위기 상황에서의 성별 건강영향 분석과 지난해 개정된 국제보건규칙(IHR) 이행을 위한 보건안보 전략 수립이 꼽혔다. 평가단은 행동과학·사회과학 등 공중보건 위기대응을 지원할 수 있는 연구 분야를 확대하고, 평상시부터 시민사회·언론·종교단체 등과 지역사회 협력 네트워크를 제도화해 위기 시 효과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HO 주관 제2차 합동외부평가에 따른 핵심 권고사항(자료=질병관리청)
WHO 주관 제2차 합동외부평가에 따른 핵심 권고사항(자료=질병관리청)

평가단은 한국 공중보건위기 대응 역량이 더욱 발전하고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한 6가지 핵심 권고안을 제시했다. 평가단은 팬데믹 대비·대응을 위한 전담 기금과 같은 장기적 재원 조달 체계 마련과 폭염을 비롯한 기후변화 요인, 인구 고령화 추세 등 사회적 변화를 고려해 취약계층 요구를 보건안보 계획에 반영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개정된 국제보건규칙(IHR)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국가 IHR 당국을 지정해 정부 전체와 다양한 사회 부문 간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보건안보를 위한 다부문 국가 행동계획을 수립해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한 관계부처는 이번 합동외부평가에서 도출된 개선사항과 권고사항을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중장기계획 등 보건 관련 국가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WHO 합동외부평가단의 평가 결과 최종보고서는 약 두 달 후인 11월 WHO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WHO 합동외부평가 결과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복잡해진 글로벌 보건위기 상황에서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고 정책지원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 공중보건위기 대응 체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미래 공중보건 위협에 체계적으로 대비하고 우수 사례는 보건 취약국에 공유해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