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택시 7000대 도입으로 연 1600억원 상당의 소비자 잉여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한국은행이 택시 산업의 구조조정을 촉구했다.
한국은행은 2일 공개한 '자율주행 시대 한국 택시 서비스의 위기와 혁신방안' 보고서에서 “이미 미국과 중국에서는 자율주행택시가 흔할 정도로 상용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량 테스트조차 제대로 못 하는 현실로, 이대로면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고 외국의 소프트웨어에 자동차를 맞춤 제작하는 추종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은은 서울에 자율주행택시 7000대를 도입해 현재 운행 중인 택시의 10%만 대체해도 하루 평균 택시 승차 건수가 약 3만7800건 증가하고 연 단위로는 약 1600억원 상당의 소비자 잉여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서 소비자 잉여는 소비자가 택시 서비스를 이용할 때 실제로 지불한 금액보다 더 큰 가치나 만족을 느낄 경우, 그 차이만큼 얻는 경제적 이익을 말한다.
한은은 “준비 없이 자율주행택시가 도입되면 우리나라 택시 시장 구조가 급격히 바뀌고, 이 과정에서 택시 기사를 포함한 관련 종사자들의 피해가 커져 사회적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택시 산업 구조개혁을 촉구했다. 아울러 한은은 자율주행택시 도입에 앞서 기존 택시 종사자들의 배타적 영업권을 매입해 개인택시 비중 축소를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은은 “더 늦기 전에 우리나라가 자율주행택시 서비스를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입 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기존 택시 면허 매입 부담이 적은 지방 중소도시부터 여객자동차법 등 규정을 고치고 기존 택시면허 매입이나 이익공유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