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KAIST 등, 친환경·성능 모두 잡은 의료 실리콘 초음파 패치 개발

친환경 실리콘 나노컬럼을 이용한 일회용 초음파 패치의 실생활 응용 예시
친환경 실리콘 나노컬럼을 이용한 일회용 초음파 패치의 실생활 응용 예시

웨어러블 초음파 장치는 다양한 의료 현장에서 활발히 활용되지만, 대부분 납 기반 압전 세라믹을 사용한다. 장치 성능·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기는 어려웠다. 이런 가운데, 납을 완전히 대체하면서 고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초음파 소자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오상록)은 이병철 바이오닉스연구센터 박사팀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의 정재웅 교수팀, 이활 서울대병원 교수팀, 쿠리-야쿱 스탠퍼드대 교수팀과 실리콘 기반 일회용 친환경 초음파 패치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 실리콘을 나노 기둥 구조로 정밀 가공해 초박형 패치를 제작했다. 초음파 소자에 필수적인 정합층·흡음층을 제거하면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확보해 두께가 수백 마이크로미터(㎛)인 얇은 구조를 구현했다. 이로써 납을 완전히 배제하면서 기존 장치보다 개선된 출력과 영상 품질을 확보했다.

친환경 실리콘 나노컬럼을 이용한 일회용 초음파 패치를 통해 양쪽 경동맥 초음파 영상·혈압 동시 측정 결과
친환경 실리콘 나노컬럼을 이용한 일회용 초음파 패치를 통해 양쪽 경동맥 초음파 영상·혈압 동시 측정 결과

실제 실험으로 패치의 성능·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상용 소자 대비 30% 이상 높은 출력 압력을 기록해 영상 품질이 크게 향상됐으며 목처럼 움직임이 많은 부위에서도 혈류 속도와 혈관의 직경을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었다. 또 혈압계와 비교해 96% 이상 정확도를 보여 임상 적용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번 기술은 향후 원격 진료나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기기 분야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리콘 기반 초음파 소자는 반도체 공정을 활용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사용 후에도 환경 부담이 적다. 특히 원가가 기존 납 기반 소자의 약 20분의 1 수준으로 낮아 경제성이 뛰어나며 친환경적 특성까지 갖춰 일회용 초음파 패치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앞으로 임상으로 안전성·신뢰성을 검증하고 다양한 의료 분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병철 박사는 “안전한 실리콘을 활용해 누구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초음파 패치를 구현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활 교수는 “다양한 상황에서 초음파 영상의 의학적 적응 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온라인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