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전국에서 총장들이 전면에 나선 협의체가 속속 꾸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부산·경기·전북·경기북부 등에서 5개 이상의 대학·전문대학 총장협의회가 출범했으며, 다른 지역 협의체들 역시 RISE를 핵심 의제로 삼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총장단 협의체는 단순한 행정 협의가 아니라 지역 현안 해결과 대학의 생존 전략을 동시에 담은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재정지원 사업에서도 협의체가 꾸려지긴 했지만 주로 기획처장이나 사업단장이 모이는 수준에 그쳤다. 이번에는 총장들이 직접 발 벗고 나서면서 네트워크와 협력 체계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총장단 협의체 출범 배경에는 지자체와의 새로운 파트너십 속에서 대학 입지를 확보하고 예산 배분 등 주요 과정에서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내야 한다는 현실적 대응이 자리한다. 과거 중앙정부가 주도하던 구조와 달리 이번 사업은 지자체가 예산 집행과 사업 심사, 평가 기준까지 주도하게 되면서 모든 체계가 변경돼 혼란스러울 수 있다.
김지하 한국교육개발원(KEDI) 고등교육연구실 선임연구원은 “과거 재정사업에서도 협의체가 바로 만들어졌지만 총장단 협의회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논의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지자체가 예산부터 사업 진행까지 모든 과정을 맡으면서 함께 목소리를 내고 정보를 공유하자는 취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라이즈 사업 초기에는 대학이 누구와 협의해야 할지조차 새롭게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지자체와 대등한 파트너십을 맺으려면 모든 것이 새로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에듀플러스]“라이즈, 총장이 직접 뛰는 이유…대학 생존 전략이 바뀐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9/03/news-p.v1.20250903.5be0da23d4f748b18a51cc178f3e1043_P1.png)
총장단이 직접 나서는 또 다른 이유는 지역 현안과 강점을 살려 라이즈 사업을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최근 열린 협의회 발제에서는 지역별로 뚜렷하게 다른 중점 과제가 드러났다.
지난 8월 출범한 '부산 RISE 대학총장협의회'는 부산이 직면한 인구 감소와 청년층 이탈 문제를 심도 깊게 논의했다. 협의회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정주 여건 마련, 국제행사 및 취업박람회 확대를 단기 목표로 제시했고, 평생교육 강화를 위한 인문학 프로그램 공동 개발 계획 등도 내놨다.
부산대 관계자는 “유학생 처우 개선, 국제행사 확대, 산학협력을 통한 기업 유치 등으로 누구나 부산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총장을 비롯한 실무진들이 고민하고 있다”며 “주기적으로 교류를 이어가며 가까운 시일 내에 국제행사와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출범한 '경기전문대학 RISE 총장협의회'는 수도권이라는 입지를 살려 '산업 맞춤형 인재 양성'을 핵심 방향으로 잡았다. 지역 기업의 수요를 반영한 현장 중심 교육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아직은 초창기 단계라 협의회 명칭 확정, 임원 구성과 세부 프로젝트 설계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경민대 관계자는 “경기도 라이즈 사업이 타 지역보다 늦게 선정된 만큼 협업할 일이 무궁무진하다”며 “총장협의회를 통해 방향을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지하 연구원은 “사업이 초창기다 보니 집행 방식부터 평가 기준까지 모두 새로워져 대학 단독으로는 주도권을 가지기 어렵다”며 “한정된 예산을 컨소시엄 내에서만 소모하기보다 경험이 부족한 대학들과도 공유해 효과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