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탈중국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과 신사업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성장을 앞세워 퀀텀 점프에 나선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조만간 임시 이사회를 열고 1400억원 규모 울산 게르마늄(저마늄) 공장 신설 투자 관련 설명 및 의결을 추진한다.
고려아연은 2027년 시운전을 거쳐 2028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고순도 이산화게르마늄을 생산할 계획이며 이를 계기로 국내 유일의 게르마늄 생산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게르마늄은 야간투시경, 열화상 카메라, 적외선 감지기 등 방위산업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이번 투자 행보는 최 회장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방미 기간 중 최 회장은 미국 측 인사들로부터 '미스터 크리티컬 미네랄(Mr. Critical Minerals)'로 불리며 존재감을 나타냈고 록히드마틴과 MOU 체결 및 장기계약 토대 마련이라는 성과를 냈다.
최 회장은 탈중국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등 핵심 광물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고려아연은 미국에 제련소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미 수출 물량도 확대한다. 올 6월 20만톤(t) 규모로 대미 수출을 시작한 안티모니는 연내 100t 이상, 내년에는 연간 240t 이상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신성장 동력인 '트로이카 드라이브' 육성에도 힘을 싣는다.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최 회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신사업으로,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등 3가지 사업을 의미한다.
고려아연은 2033년 매출에서 신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을 2023년 4.5%에서 5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매출로는 12조2000억원 규모다. 특히 2032~2033년에는 폐배터리, 태양광 패널 리사이클링 등 자원순환 사업을 확대하고 이차전지소재 생산능력 및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을 증대시켜 영업이익률을 12%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 이사회에 영풍·MBK 측 인사들이 있지만 게르마늄 투자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을 것”이라면서 “미국 투자의 경우 제련소 건립을 비롯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