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쎄라, 더블로 잘나가던 하이로닉에 무슨일이

하이로닉 '뉴 더블로 2.0'
하이로닉 '뉴 더블로 2.0'

한때 '더블로'와 '홈쎄라'로 피부미용 의료기기 시장을 주도했던 하이로닉이 연이은 악재를 맞았다. 동화약품과 인수 협상이 무산된 데 이어, 2024년 사업보고서와 2025년 반기보고서 모두 감사 '한정' 의견이 이어지며 위기를 맞았다. 회사는 글로벌 시장을 돌파구로 극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이로닉은 2024년 말 동화약품과 인수합병(M&A)을 추진했으나, 동화약품은 실사 과정에서 재무제표상 재고자산과 실제 재고가 불일치 된다며 인수를 철회했다. 실사에 필요한 자료 제출도 원활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의료기기 업종 특성상 재고자산 평가는 기업 가치에 직결되는 만큼 신뢰가 흔들리면서 인수 무산이 불가피했다고 보고 있다.

하이로닉 주식은 지난 4월 7일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지난 2024년 사업보고서와 2025년 반기보고서 모두 외부감사인 신한회계법인에서 감사범위 제한(재고자산)으로 인한 '한정'을 받았다.

실적은 연결·별도 간 온도차가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연결기준 153억8086만원으로 전년 동기(150억9179만원) 대비 1.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9억1206만원을 기록해 흑자를 유지했다. 반면 별도기준 매출은 131억1580만원으로 전년 동기(152억459만원) 대비 13.7%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9억원이다.

하이로닉은 올해 반기 검토 결과 '한정' 의견이 새로운 문제가 아니라 2024년 재무제표 감사에서 발생한 재고자산 범위제한 이슈가 해소되지 않아 동일한 의견이 유지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회사는 신제품 출시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돌파구로 삼아 위기를 극복한다는 입장이다. 바늘 없는 마이크로 제트 장비 신제품 '시너젯'으로 스킨부스터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만·인도네시아 등에서 '뉴 더블로 2.0'의 의료기기 인증과 판매 허가를 획득하며 동남아 시장 공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력직 채용도 진행 중이다. CTO부터 해외임상영업팀, 의료기기 인허가 실장, 국내영업팀장 등 핵심 보직 인재 확보에 나섰다. 향후 관건은 재고·내부회계 통제 개선을 통해 감사의견을 정상화하고, 공시 신뢰를 회복해 주식 거래 재개로 연결시키는 데 있다.

이진우 하이로닉 대표는 최근 입장문에서 “ERP 기반 통제 강화, 정기적인 실사 절차 보완, 외부 검증 확대 등을 통해 동일한 한정 사유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기본적인 재무 건전성은 변함이 없으며, 신제품 출시와 해외법인 확장을 통한 성장 전략도 흔들림 없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