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K관광, 뷰티·패션 쇼핑으로 번지며 소비 생태계 확장

[이슈플러스]K관광, 뷰티·패션 쇼핑으로 번지며 소비 생태계 확장
[이슈플러스]K관광, 뷰티·패션 쇼핑으로 번지며 소비 생태계 확장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5년 6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1월부터 6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882만5967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K관광 열풍이 단순한 여행 체험을 넘어 소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은 화장품과 뷰티 시술, 패션 아이템까지 구매하며 관광과 소비를 동시에 즐긴다. 쇼핑, 피부과, 패션 산업이 외국인 수요를 흡수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외국인 10명 중 8명 올리브영 쇼핑

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필수 쇼핑 코스로 자리잡으며 'K뷰티 쇼핑 성지'가 되고 있다. 올해 1~5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10명 중 8명이 올리브영을 찾았고, 이 기간 오프라인 매장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26.4%를 기록했다.

올리브영은 외국인 비중이 높은 매장은 '글로벌 관광 상권'으로 특별 관리하고 있다. 상품명이 영어로 병기되는 전자라벨을 도입하고, 매장 소개와 프로모션 내용은 영어 안내문도 부착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상품을 'K뷰티 나우', '글로벌 핫 이슈' 등 별도의 진열 공간을 마련해 소개한다. 일부 대형 복층 매장에서는 대량 구매가 많은 관광객의 쇼핑 편의를 위해 캐리어 보관 서비스도 운영한다.

'체험형 뷰티 콘텐츠' 활성화 또한 외국인 관광객 유입 요인이다. 올리브영N 성수점에서 운영 중인 뷰티케어 서비스는 오전 현장 예약을 위한 대기줄이 형성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고객 비중이 9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 됐으며 이 중 80%는 영미권 고객이다. 한국인의 맑고 투명한 피부를 의미하는 '글래스 스킨(Glass Skin)'에 대한 높은 관심 때문이란 분석이다.

남성 고객을 위한 '맨즈 브로우바'도 인기를 끌고 있다. 남성들의 눈썹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처음 도입된 이 서비스는 전체 이용객 중 약 46%가 외국인이다. 영미권, 중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은 새로운 K뷰티 브랜드를 가장 먼저 선보이는 '글로벌 K뷰티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고 있다”며 “K뷰티가 K팝과 K푸드와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 콘텐츠로 자리잡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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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 등 '메디컬 투어' 열풍

피부과와 뷰티 시술 분야도 K관광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 여신티켓, 바비톡 등 플랫폼은 외국인 관광객이 쉽게 시술 정보를 확인하고 예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메디컬 투어' 시장을 키우고 있다.

여신티켓은 글로벌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하며 외국인 의료관광의 진입로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지난해 8월 1만7000명 수준에서 올해 8월 6만 명으로 3.5배 이상 증가했다. 외국인 상담·결제 실사용 건수는 올해 1월 대비 8월 380% 급증했다.

외국인들에게 플랫폼이 각광받는 이유는 '가격 투명성'이다. 여신티켓에서는 내·외국인 구분 없이 시술 가격을 동일하게 확인할 수 있다. 리뷰 투명성 또한 이용자 유입 요인이다. 자국어 번역 서비스로 병원 정보와 실제 후기를 확인할 수도 있어 안심하고 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 국가별 카드·간편결제 기능과 모바일 예약 시스템, 부작용 안심케어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심리스한 이용 경험을 제공한다.

외국인 고객층은 중국·일본·대만·홍콩 등 인접국이 많고, 북미 방문객도 10%를 차지한다. 연령대는 20~40대가 주류이며 특히 30대 비중이 높다. 인기 시술은 써마지·울쎄라 같은 고가 리프팅 시술로 꼽혔다. 여행 일정에 지장 없이 받을 수 있고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향후 여신티켓은 해외 여행자 보험·여행자 카드와의 제휴, 모빌리티·호텔과의 연계 서비스를 확대해 시술 예약부터 이동·숙박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플랫폼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강남언니는 글로벌 외국인 수요 확대에 따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영어 앱 UNNI의 태국어 버전은 지난해 12월 출시 후 7개월 만에 이용자가 10배 증가했다. 외국인들은 피부 리프팅, 코·지방 성형 등 비수술적 시술을 선호하며, 특히 일본·중국·미국 고객 비중이 높고 20~30대가 주를 이룬다.

외국인 이용 편의를 위해 영어·태국어·일본어 등 다국어 자동 번역을 지원하고, 시술 정보·후기 비교·상담까지 실시간 번역 기능을 도입했다. 또한 해외 결제 수단 다양화, AI 기반 맞춤형 서비스, 한국관광공사와의 협업을 통한 의료·뷰티 관광 캠페인 등으로 글로벌 고객층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비톡은 일본 현지 웹 서비스를 론칭하며 글로벌 의료관광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일본어 전면 지원, 한국 인기 시술(리프팅·필러·보톡스·레이저·스킨부스터 등)의 가격과 병원 정보를 비교할 수 있다. 실제 후기와 이벤트 정보도 제공한다. 일본어 상담 가능 여부 아이콘, 병원 예약 연동, 실시간 상담 채널 연결 등으로 편의성을 강화해 일본 소비자들이 언어와 정보 장벽 없이 안심하고 한국 미용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증권가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국내 피부과에서 지출하는 금액은 월 1500억~2000억원 규모, 연간 약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외국인 고객 재방문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한다. 시술 주기가 6개월~1년이어서 반복 수요가 존재하고, 자국 대비 가격 경쟁력이 크기 때문이다. 아직 시장은 초기 단계지만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불법 브로커나 언어 장벽으로 병원 선택이 어려웠던 외국인들이 이제는 투명한 가격과 실제 후기를 바탕으로 안전하게 피부과를 이용할 수 있다”며 “K관광과 K뷰티가 결합해 한국에서의 뷰티 경험이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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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패션몰에도 외국인 관광객 급증세

패션도 K관광과 맞물려 성장세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외국인 고객 매출은 전년 대비 6배 성장했으며, 현재도 방문 및 구매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많은 강남, 명동, 성수, 한남, 홍대 등에 위치한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은 글로벌 특화 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이들 5개 매장의 전체 거래액 중 외국인 고객 비중은 약 50%에 달하고, 명동점은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수@대림창고와 홍대 오프라인 스토어 역시 각각 전체 거래액의 53%, 50%가 외국인 고객에게서 발생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급증도 눈에 띈다. 성수@대림창고는 올해 2분기 중국인 거래액이 1분기 대비 257% 증가했으며, 홍대점 역시 올해 상반기 중국인 고객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80% 늘어났다. 향후 글로벌 고객 특화 서비스와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외국인 매출 비중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