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대한민국이 1인당 국민소득 500달러, 수출 50억 달러에 불과한 후진국 시절,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행정고시 17회 합격자들이 임관 50주년을 맞아 한자리에 모인다. 이들은 국가 발전과 경제 도약을 위해 청춘을 바친 세대로, 한국의 눈부신 성장사를 함께 써 내려온 주역들이기도 하다.
행시 17회(회장 김동기)는 오는 17일 오후 6시 서울 청담동 프리마호텔에서 '임관 50주년 기념 문화·음악의 밤'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애국가 제창과 순국 동기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해, 90세를 맞은 당시 공무원교육원 스승의 회고담, 동기회 유공자 표창 등이 이어진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동기들이 남긴 글과 시, 수필을 모은 기념문집 '행시 17회, 50년의 아름다운 동행' 발간 행사가 진행된다. 또 동기들로 구성된 '17코러스' 중창단이 '하숙생'과 이탈리아 가곡 '비블라 모르'를 선보이며 우정을 나눈다. 마지막 3부에서는 만찬과 와인으로 지난 반세기를 회고하며 서로의 발자취를 되새긴다.
행시 17기에는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윤대희 전 경제수석, 장병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오연천 울산대 총장, 허범도 전 국회의원, 김종갑 전 한전 사장, 박병원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등 국가 주요 직책을 맡아온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이들은 행정·경제·산업·농업·건설·교육·복지·문화·체육 등 각 분야에서 30여 년간 봉직하며 한국의 경제 성장과 사회 발전을 이끌었다.
행시 17회가 임관하던 1975년과 비교해, 오늘날 한국은 1인당 GDP가 500달러에서 3만5000달러로 70배 성장했고, 수출은 50억 달러에서 6838억 달러로 136배 증가했다. 행사 관계자는 “연수원 당시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라는 구호를 외치며 새벽마다 4km 구보를 하던 20대 청년들이 이제는 70대 노신사가 되어, 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에 오른 현실을 보며 보람을 나누는 자리”라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