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컬처가 300조원 시대에 도약하기 위해서는 저작권 보호 체계를 근본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맞는 권리 귀속 규범과 불법 유통 차단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과제도 제시됐다.
한국저작권보호원(원장 박정렬)이 12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타워에서 개최한 '제3회 2025 저작권 보호 미래 포럼'에서 학계·법조계·산업계 전문가들은 “저작권은 K컬처 글로벌 확산을 뒷받침하는 기반 인프라”라며 보호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재권 한국전통문화대 교수는 K컬처가 단순한 한류를 넘어 세계 문화의 새로운 사조, 즉 '코리아니즘(KOREANISM)'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K-팝·드라마·영화가 세계 문화 소비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며, 이를 지속·확장하려면 저작권 보호 생태계가 확실히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국내외 불법 복제·유통 근절을 위한 국제 공조 강화 △저작권 교육 확대를 통한 창작자 의식 개선 △플랫폼 사업자 책임 제도화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저작권은 단순한 법적 장치가 아니라 창작자와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문화 인프라”라며 보호원의 국제 협력 기능 확대를 주문했다.
AI 시대 저작권 체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임형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은 AI 창작물 저작권 규율을 빠르게 구체화하고 있다”며 한국 역시 대응 속도와 제도 정합성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임 변호사는 △AI 학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 △AI 생성물의 권리 귀속 △2차 저작물 활용 갈등 등을 핵심 쟁점으로 꼽았다. 그는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지키려면 보호원을 중심으로 한 기존 제도의 공백을 보완하고, AI 시대에 맞는 권리 보호·분쟁 해결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AI 기반 탐지·차단 기술 도입, 공정 이용 범위 재정립, 권리자와 플랫폼 간 균형 있는 책임 분담 등을 개선 방향으로 제안했다. 임 변호사는 “AI는 위협이자 동시에 기회다. 제도를 선제적으로 설계하면 한국이 글로벌 저작권 논의에서 '룰 메이커'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전했다.
토론 세션에서는 업계와 법조계 인사가 현실적 쟁점을 짚었다. 이욱기 하이브 실장은 “K팝의 성공은 IP 확산과 팬덤 문화의 결합에서 비롯됐다”며 “저작권 보호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 모델은 유지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전응준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AI 시대 저작권 분쟁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실무 현장에서의 분쟁 해결 절차를 단순화하고, 권리자와 이용자 간 이해관계를 조정할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