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가장 강력한 슈퍼 태풍 '라가사'가 계속해서 북상하는 가운데,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촬영한 '태풍의 눈'이 공개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조니 김은 24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 22일(미국 동부시간) ISS에서 촬영한 제18호 태풍 라가사의 모습을 공유했다. 김은 “촬영 당시 라가사는 3등급이었으나, 게시글을 작성할 때 4등급으로 격상했다”고 전했다.


태풍 라사가는 한때 최대 풍속이 시속 285㎞에 달했다. 5등급 허리케인에 맞먹는 위력으로 올해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현재는 다소 세력이 약화됐지만 여전히 시속 230㎞의 강한 바람을 동반하고 있다.
지난 18일 필리핀 마닐라 동부 해안에서 발생한 라사가는 필리핀을 강타해 3명의 사망자를 낳았다.
이후 북상한 라가사는 대만을 강타, 최소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대만통신사(CNA)에 따르면 태풍으로 인한 홍수로 현재까지 124명이 실종 상태이며, 사망자 대부분이 고령자로 파악됐다.


화롄현 소방서 부장인 리룽성은 AFP 통신에 “어떤 곳에서는 물이 일시적으로 2층 집 높이까지 차올랐고, 시내 중심가로 물이 빠져나가 1층 높이까지 물이 차기도 했다”며 “강물이 갑자기 불어나면서 약 263명이 고립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라가사가 중국 남부 해안과 홍콩을 향해 이동하면서, 지역 주민들은 올해 가장 강력한 태풍 북상에 긴장하고 있다.

BBC 방송에 따르면 중국은 약 37만명을 대피시키고 피해 예상 지역에 있는 학교와 사업장을 모두 폐쇄했다. 홍콩 역시 태풍 경보를 최고 단계인 10단계로 격상하고 다가올 태풍에 대비하고 있다.
중국과 홍콩은 특히 긴장하는 이유는 태풍의 파괴력이 가장 강한 '더티 사이드'(Dirty side) 영향권에 들었기 때문이다. 태풍의 파괴력은 비대칭인데, 중국 등 북반구에서는 태풍 이동 방향의 오른쪽이 반대편보다 훨씬 강한 파괴력을 가진다.
BBC는 “홍콩과 중국 광둥성에 접근하는 부분이 '더티 사이드'다. 태풍의 움직임이 순환에 더해지면서 훨씬 더 파괴력이 강하다. 파괴적인 바람은 물을 내륙으로 더 강하게 밀어내 더 큰 해일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중국 기상청은 라가사를 '태풍의 왕'이라고 부르며 앞으로 며칠 안으로 베트남 북부로 이동해 수백만명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