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터넷은행 멈춘 사이···지방은행 달린다 “체력이 문제”

(왼쪽부터) 한윤철 제주은행 부행장, 백종일 전북은행장, 황병우iM뱅크 은행장, 김종호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김태한 경남은행장, 고병일 광주은행장, 손대진 부산은행 부행장이 지난 27일 기술보증기금 본점에서 열린 '대한민국 기술주도 균형성장을 위한 생산적 금융지원 업무협약'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참여은행 공동
(왼쪽부터) 한윤철 제주은행 부행장, 백종일 전북은행장, 황병우iM뱅크 은행장, 김종호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김태한 경남은행장, 고병일 광주은행장, 손대진 부산은행 부행장이 지난 27일 기술보증기금 본점에서 열린 '대한민국 기술주도 균형성장을 위한 생산적 금융지원 업무협약'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참여은행 공동

정부가 4인터넷은행 인가를 보류한 뒤 지방은행(부산, 경남, 제주, 광주, 전북)들이 기업대출과 지역 맞춤형 지원을 전면에 내세우며 '생산적금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 1~2분기 지방은행(부산·경남·제주·광주·전북)의 기업자금 대출채권은 규모 면에선 시중은행에, 성장률에선 인터넷은행에 밀렸다. 다만, 최근 대통령 '지방금융 육성' 주문 이후 하반기 기조 변화가 뚜렷하다. 지방은행 역할이 재부각되는 분위기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제주은행이다. 'ERP뱅킹' 전담 조직을 꾸리고 더존비즈온과 합작 브랜드 'DJ뱅크'를 출범했다. 기업 ERP에서 계좌조회·이체·대출신청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모델을 추진한다. 내부에 'AI 혁신팀'도 신설해 ERP뱅킹 고도화와 신용평가 고도화를 병행한다. '영업 전문가'로 꼽히는 신한저축은행 출신 이희수 행장 취임 후 조직·브랜드 재정비와 함께 '디지털·ERP은행' 전환을 가속하는 모양새다.

부산은행은 본점에 소상공인·취약계층 전담 상담창구를 두는 '지역경제희망센터'를 운영하고, 지역 주력산업을 겨냥한 '해양금융부'를 신설해 해양·물류·조선업 지원을 확대한다. 그룹 차원에서도 추석 명절 전후 지역 중소기업 대상 'BNK 2025년 추석특별대출'(총 1조6000억원·부산·경남 각 8000억원)을 가동했다.

경남은행 역시 같은 기간 도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특별대출을 시행해 지역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JB금융(광주·전북)은 추석을 앞두고 중기·소상공인 전용 특별자금 1조1000억원을 공급, 운전자금 수요에 선제 대응했다. 지역 경제 특성과 업종 구조를 고려한 '목적형' 공급이 특징이다.

정책 시그널도 강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16일 국무회의에서 “지방은행이 지역에 우선 투자하게 해야 하는데 명목상만 존재해 제 기능을 못하는 것 같다”며 지방금융 자체 지원과 지역에 대한 금융혜택 부여 방안을 주문했다. 금융당국도 지방 대출금리·지원 현황 점검에 착수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방은행 기업자금 대출채권은 2025년 1분기 96조3939억7400만원(전분기 대비 +0.92%), 2분기 97조1194억3000만원(+0.75%)으로 증가세다. 여전히 시중은행이 대출 총량에서 압도적이고 인터넷은행이 성장률에서 지방은행을 추월했지만 , 지방은행이 틈새에서 서비스·상품 혁신과 지역 밀착형 투자 확대 촉매를 가동한 것이다.

다만, '체력'이 문제다. 은행권을 종합하면 지방은행은 기업대출을 무리하게 늘릴 경우 △연체율 상승과 대손비용 급증(지역 경기 변동성·업종 편중 리스크)△시중은행 대비 낮은 자본완충력(CET1)과 조달비용 구조 한계 △대규모 디지털·데이터 투자 여력 부족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대출 심사·사후관리 역량과 리스크 정교화 없이는 '양적 확대→질 악화'의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역 우대 정책금융과 연계한 위험공유 장치를 늘리고 데이터·인프라 공동화를 통한 '디지털 전환 패스트트랙'으로 정보 격차로 인한 과도한 금리 가산을 줄이면 외형확산에 따른 질적 저하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24년 4분기~2025년 2분기 은행업권별 기업자금 대출채권 출처:은행연합회
2024년 4분기~2025년 2분기 은행업권별 기업자금 대출채권 출처:은행연합회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