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노이드가 멀티모달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의료기기를 앞세워 2027년 흑자전환에 도전한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활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인프라를 보강하고 생성형AI 의료기기 기반의 사업 구조로 재편해 도약을 노린다.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는 “3년 가까이 1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M4CXR가 이르면 내달 다기관 임상시험을 마친다”면서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하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마련된다”고 24일 밝혔다.

M4CXR은 흉부 엑스레이를 분석해 41개 병변을 수 초 만에 판독, 판독소견서 초안을 자동 생성한다. 기존 유니모달 기반 솔루션이 병변 여부와 의심 부위만 판독하는 수준이라면 M4CXR은 이미지뿐 아니라 텍스트까지 멀티모달 학습해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판독소견서 초안을 제시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 3년간 박사급 인력 30여명, 흉부 영상 1000만건, 연구비 100억원 이상을 투입해 회사 미래를 걸고 개발해 왔다.
딥노이드는 식약처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후 다기관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생성형AI 의료기기 사업화를 위한 승부수로 270억원 규모 주주배정후 일반공모방식 유증을 결정했다. 2년 만에 또 다시 대규모 유증을 실시하면서 주주 우려도 커지지만, 회사는 명운을 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최 대표는 “주주들의 불안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생성형AI 의료기기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 확보는 불가피하다”면서 “사업화를 위한 GPU 구매와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후속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 홍보·마케팅 등에 자금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딥노이드는 AI 기반 진단보조 솔루션 '딥뉴로(뇌동맥류)'와 '딥체스트(다중 폐질환)'를 출시, 각각 21개와 56개 국내병원에 공급했다. 지속적으로 공급처가 늘고 있지만 수가 등 제도적 문제와 이미지 기반 진단보조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회사는 M4CXR는 기존 진단보조 솔루션을 넘어선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엑스레이 영상, 환자 문진, 전자의무기록(EMR) 등 이미지와 텍스트를 넘나드는 멀티모달 학습으로 사용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게 가장 큰 이유다. 여기에 의사들의 AI 수용성이 높아지고, 지방 병원을 중심으로 인력난이 가중되는 것 역시 기회로 본다.
최 대표는 “이미 의사들이 진단보조뿐 아니라 연구에서도 생성형AI 서비스를 많이 이용해 수용도가 높아졌다”면서 “M4CXR는 기존 의료AI와 달리 멀티모달 학습으로 임상환경에 바로 쓸 수 있는 수준이라 의정갈등으로 판독의가 부족한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딥노이드는 내년 사업화에 대비해 올해만 20곳에 가까운 학회를 돌며 제품 설명과 전문가 피드백을 받았다. 직접 영업체계도 구축해 15명의 전담 인력을 충원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엔 1000곳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 하반기 첫 분기 흑자달성과 2027년 연간 턴어라운드가 목표다.
최 대표는 “세계 최초 생성형AI 허가에 이어 시장에 뿌리내리는 첫 제품이 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흉부 CT기반 M4CXR 업데이트와 함께 뇌질환까지 연구 영역을 확장해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