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호 대체 건조사업] 진세준 KIOST 미래전략연구센터장 “예타 면제는 가뭄 속 단비였다”

온누리호 대체 건조사업 기획 주도
노후화로 운항 제한·승원 연구원 불안 안타까워

온누리호 대체 건조사업을 기획한 진세준 KIOST 미래전략연구센터장
온누리호 대체 건조사업을 기획한 진세준 KIOST 미래전략연구센터장

“수년간 신청과 반려, 재신청을 반복했는데 드디어 온누리호 대체 건조사업이 예측 가능한 범위에 들어왔습니다. 이제 시작한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성공적으로 건조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밀려옵니다.”

온누리호 대체 건조사업을 총괄 기획한 진세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미래전략연구센터장이 사업 예타면제 확정 후 밝힌 소회다.

진 센터장은 “앞으로 투입 예산이나 연구선 재원 설계 등에서 약간의 변화는 있겠지만 예타 면제사업으로 확정돼 예산을 확보하고 내년 기본설계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부터는 세계 최고 수준의 종합해양연구선 건조를 지원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진 센터장은 사업 기획과 제안 설명을 수년째 반복하면서 탐사 연구에 지장을 받고 있는 동료들을 볼 때 가장 안타까웠다. 그는 “연구선 활용 수요 일수는 계속 잡히고 늘어나는데 정작 온누리호는 노후화로 인해 각종 제한에 묶이면서 이를 충족할 수 없었다”며 “대체 건조사업 기획자로서 동료 연구원의 이 같은 어려움을 잘 알기에 사업이 지연될수록 마음의 짐도 컸다”고 말했다.

해양 연구선은 해양산업 육성과 연구 발전의 기본 인프라라고 말하는 진 센터장
해양 연구선은 해양산업 육성과 연구 발전의 기본 인프라라고 말하는 진 센터장

실제로 KIOST 연구선운영부는 온누리호를 닦고, 조이고, 기름치며 현재까지 제한된 탐사 운항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 선박에 이상이 생길지 모르는 걱정과 이 선박에 승선해야 하는 동료 연구원의 불안감을 진 센터장도 너무나 잘 안다. 예타면제가 진 센터장은 물론 온누리호 승무원과 연구원에게도 가뭄 속 단비와 같은 이유다.

사업 제안 설명과 설득 과정에서 답답함도 많았다. '왜 선박 건조를 자주 하나' '용도별로 특화한 선박이 왜 필요하나'라는 질문을 자주 받았기 때문이다.

진 센터장은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상 다양한 분야에 특성화 선박을 건조하고 활용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해양수산부는 해양수산업을 육성하고, KIOST는 이름 그대로 해양과학기술을 연구한다. 연구선은 해양산업 육성과 연구를 위한 기본 인프라이기에 연구선 건조는 지속적으로 추진할 사업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 센터장은 “우리나라가 보유한 가장 큰 해양연구선은 6000톤급 이사부호다. 이사부호 취항으로 자부심을 느낀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대체 건조 연구선을 기획해야 할 시점”이라며 “우리나라도 이제 소수 해양선진국만 보유한 1만톤급 이상 초대형 연구선을 건조 운항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임동식 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