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제조업의 인공지능(AI) 전환을 이끌 '제조AX(M.AX)'가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인공지능(AI)반도체에 이어 'AI팩토리' 얼라이언스도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삼성전자·현대차·HD현대중공업 등 주력 제조기업이 참여해 2030년까지 500개 AI팩토리를 구축하고, 휴머노이드와 업종별 특화 AI모델을 결합해 대한민국 제조혁신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AI팩토리 M.AX 얼라이언스 전략회의를 열고 정부와 민간이 함께하는 제조혁신 청사진을 공개했다. 전날 열린 AI반도체 얼라이언스 출범에 이어 M.AX 추진에 속도를 붙인 것으로 평가된다
AI팩토리는 제조공정에 AI를 접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비용과 탄소배출을 줄이는 혁신 프로젝트다. 삼성전자는 HBM 반도체 불량 식별 공정에 AI를 도입해 검사 정확도를 99% 이상 높이고 검사시간을 25% 단축한다. HD현대중공업은 선체 유지보수(MRO) 로봇을 개발해 연료소비를 줄이고 효율을 80% 개선한다. 현대차는 셀 기반 유연생산 라인에 AI 로봇팔을 투입해 생산성을 30% 이상 높이며, 농심은 라면 생산라인에 AI 자율정비 시스템을 도입해 돌발 중단을 예방한다.
산업부는 올해 선도사업을 통해 102개까지 늘어난 AI팩토리를 2030년까지 5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AI팩토리에 투입될 휴머노이드 로봇 실증사업도 본격화됐다. 삼성디스플레이·CJ대한통운은 레인보우로보틱스, 삼성중공업·HD현대미포는 에이로봇, LG전자는 로브로스, SK에너지는 홀리데이로보틱스와 협력해 휴머노이드를 디스플레이·조선·물류 현장에 투입된다. 휴머노이드는 기존 숙련공이 맡아온 용접, 검사, 조립, 물류 작업을 대체한다. 2027년까지 100건 이상 실증 후 2028년 양산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이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기존 산업 현장에서의 제조 데이터를 취합해 업종별 제조 AI모델 개발에도 착수한다.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12개 업종을 연속공정과 조립공정으로 구분하고, 품질검사·예지보전 등 공통 기능을 묶어 범용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강화한다. 윤병동 원프레딕트 대표, 고영명 포스텍 교수 등 23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2028년까지 모델을 완성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제조현장에서는 개발비용 50%, 개발시간 40% 단축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설계·공정·물류·A/S까지 제조 전 단계를 아우르는 완전 자율형 '다크팩토리' 기술개발도 시작된다. 다크팩토리란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완전 자동 공정을 뜻한다. 산업부는 디지털 트윈 기반 가상공장을 통해 예지보전과 시뮬레이션을 고도화하고, 장기적으로는 한국형 제조 AI플랜트를 수출해 보호무역주의와 공급망 불안 속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는다는 복안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AI 시대는 속도와의 전쟁이다. 우리 제조업이 가진 역량과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빠르게 세계 1위를 도전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AI 팩토리이다”라면서 “AI 팩토리 얼라이언스라는 배가 세계 1위라는 목적지까지 순항할 수 있도록 눈앞의 규제라는 격랑은 과감히 부수고, 정책과 자원을 집중해 순풍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