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과 중국의 접경 지역에 위치한 에베레스트산 일대에서 강한 눈보라가 몰아치며 수백 명의 등산객이 고립된 가운데, 인근 봉우리에서 한국인 등산객 한 명이 숨졌다고 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투어리즘타임스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툴시 구룽 네팔 전국산악가이드협회(NNMGA) 회장은 이날 구조 헬기가 에베레스트 남쪽 약 31km 떨어진 메라피크(해발 6,476m) 부근에서 46세 한국인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함께 등반 중이던 셰르파(산악 안내인)는 약 5,800m 지점에서 헬기를 통해 구조됐다.
사망한 등산객은 지난 4일 메라피크 정상 등반 후 하산하던 중 눈보라에 갇혀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룽 회장은 “등산객이 극심한 한기에 오랜 시간 노출돼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4일 실종 신고가 접수된 뒤 구조대는 헬기를 투입해 수색을 진행했다.
메라피크는 트레킹 명소로, 정상에서는 에베레스트(8,848m), 로체(8,516m), 마칼루(8,465m), 초오유(8,203m) 등 히말라야의 주요 봉우리를 조망할 수 있어 전 세계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한편, 에베레스트산 동쪽 사면이 위치한 중국 티베트 자치구에서도 수백 명의 등반객이 눈보라로 고립됐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약 350명이 구조되어 인근 마을 쿠당(曲当)으로 대피했으며, 남은 200여 명도 구조대와 연락이 닿아 순차적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중국의 국경절과 중추절 연휴 기간에 많은 등산객이 몰린 가운데, 3일 저녁부터 내린 폭설과 거센 바람이 맞물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