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대 연구진이 기존 흑연을 대체할 수 있는 고성능 리튬메탈 음극을 개발했다.
부산대(총장 최재원)는 박민준 첨단융합학부 미래에너지전공 교수와 김규정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흑연을 대체할 리튬메탈 음극'을 개발하고, 대면적·초박막 제조에도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리튬메탈 음극은 배터리의 용량을 늘리고 오래 안정적으로 쓸 수 있는 전극이다. 고성능 전기차와 드론, 우주항공 분야까지 활용 가능하다.
연구팀은 금속 구리판에 얇은 질화규소(Si₃N₄)막을 입힌 뒤, 이를 300℃의 리튬(Li)액 속에 담그는 '딥코팅(dip-coating)' 공정으로 리튬메탈 음극을 개발했다. 질화규소막은 리튬 금속이 잘 달라붙고 고르게 퍼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딥 코팅 공정은 전극 표면에 두 가지 성질을 가진 합금층을 자연스럽게 형성한다. 하단에는 리튬-실리콘(LixSiy) 합금이 생겨 전극을 단단하게 지지하고, 상단에는 리튬-질소(LixNy)합금이 형성돼 리튬이 균일하게 움직이도록 통로를 열어준다.
이로 인해 배터리 안에서 리튬이 한쪽에 뭉치거나 뿌리처럼 자라는 덴드라이트 현상은 억제되고, 충전·방전을 반복해도 전극은 20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리튬메탈 음극의 두께는 종이보다 얇고 머리카락 굵기의 절반 정도인 20~40㎛(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다. 기존 압연법으로는 이렇게 얇게 만들기 어려웠다. 300℃ 용융 딥코팅으로 대면적(100㎠)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박민준 교수는 “용융 리튬 딥코팅 기반 초박막 음극은 기존 압연·증착 기반 흑연 음극에 비해 제조 단가가 20~30% 낮다. 또 산업적 난제였던 리튬박막의 균일성·안정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며 “흑연 음극 대비 에너지 밀도는 40~60%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라는 환경적 장점까지 갖춘 차세대 전극”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에너지 앤드 인바이러멘털 머티리얼즈' 10월호에 실렸다.
글로벌 리튬메탈 배터리 시장은 연평균 25% 이상 고성장 추세 속에 오는 2030년에는 300억달러(약 4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임동식 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