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노선을 운항하는 중국 항공사에게 러시아 상공 비행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교통부는 이날 미국 항공사와 중국 항공사 간 불균형한 경쟁 요인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이유로 이 같은 금지령을 제안했다.
이 같은 조치는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방산·첨단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수출 규제를 확대한 직후 나왔다.
미국은 지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항공사의 미국 상공 비행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 또한 미국 항공사의 러시아 상공 비행을 금지했다.
미국과 러시아 양측 항공은 서로의 상공을 지나지 못하게 하는 반면, 규제 대상이 아닌 중국 항공사들은 러시아를 거쳐 미국으로 갈 수 있어 상대적으로 비행시간을 단축하고 연료를 아낄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 항공사들의 불만이 있었다.
미국 교통부는 중국 항공사에 이번 제안에 답변할 시간을 이틀 부여했으며, 최종 명령은 이르면 11월에 발효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교통부는 중국 항공사가 미국 왕복 항공편을 주당 50편으로 늘리도록 허용했으나, 미국 항공사 반대에 부딪혀 항공편 추가 계획은 무산됐다.
미국 항공사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러시아 상공을 거치지 않고 중국 동부 직항편을 운항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항로 우회로 비행 시간이 길어지면서 일부 항공사들은 일부 좌석을 비우고 화물을 줄이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